•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미백 신체-기술 배치의 구성과 행위능력

Dalam dokumen 비영리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166-174)

에서는 경계되는 요소다. 방송 영상 이미지에서 구현되는 스타의 빛나는 피부는 카메라와 조명, 비디오 조정의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방송 화장은 이들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돕기 위해 빛나는 성격들(‘물광’, ‘글로시함’, ‘번들거림’)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분장도 마찬가진데 쇼프로나 예능이나 화장이 빛을 반사시키는 화장이 있어요. 화장이 빛을 먹는 화장이 있고 반사시키는 화장이 있는데, 보통 저희는 물광을 냈다고 그래요. 물광 화장을 하고 오면 조명이 반사가 되 면서 약간 얼굴이 기름져 보이는 그런 게 생기거든요. 그래서 저희 조명 하시는 분들 제일 싫어하는 화장이에요. 얼굴을 너무 번질번질하게 하고 T존이 하이라이트가 강하다 보니깐 비디오 게인을 제대로 열 수가 없죠.

육안으로 봤을 때는 되게 막 피부에서 광이 나고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카메라나 조명을 댔을 때는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이죠. (조명B)

가장 크게는 영상이랑 지면으로 차이를 두는데 지면에서는 베이스가 너 무 매트하게 들어가면 요철이 잘 보여서 약간은 좀 반사시킬 수 있는 글 로시한 제품을 사용해 준다든지. […] 영상 촬영에서는 유분감이 있으면 그게 기름기로 보여 가지고. 영상에서는 유분감을 잡아 줘야 되는데, 지 면에서는 촉촉해 보여도 상관없어요. […] 조금 유분감 돌면 다 눌러 달 라고 요청하세요. (메이크업)

이처럼 한국에서 미백에 대한 기억색을 구성하는 역할을 하는 스타 미 백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의 협업이 이루어지며, 그 협업 의 목표는 카메라의 눈을 거쳤을 때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구현되는 데에 있다.

씬에서 대개 7~8명으로 이루어진 조명팀 스탭은 각자의 조명 기기를 담당 한다. 소품처럼 배치된 천장 조명 외에 곁에는 4~5개의 조명이 동원되고 그중 일부 빛은 반사판을 통해 배우를 비춘다. 유리창을 거쳐서 들어오는 자연광(햇빛 혹은 달빛)을 흉내 내기 위해 분광 효과의 조명이 추가로 설 치되기도 한다. 숏이 바뀔 때마다 이 조명들은 함께 특정한 대형을 만들며 이동배치한다. 그리고 그 사이를 틈타 배우의 얼굴에는 빛으로 인해 피부 가 번들거리듯 반사되거나 피부의 결함이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컨실 러나 파우더형 화장품이 동원된다.

그림 6-1 <열혈사제> 촬영장 출처: 연구자 촬영

또한 방송영상의 미백의 구현에서 중요하게 짚어야 할 것이 후반작업의 기술이다. 그중 피부색을 비롯한 영상의 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색보정 작업이다. 색보정 작업은 크게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컬 러 코렉션(color correction)은 촬영 단계에서 장비 및 환경의 문제, 또는 실수로 인해 색이 틀어지거나 잘못 찍힌 영상을 바로잡고 통일하는 작업 이다. 컨트라스트, 화이트밸런스, 채도의 조절을 통해 왜곡되어 보이지 않 는 적정 범위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79) 두 번째로 컬러 그레이딩(color

79) 이때의 적정 범위에는 객관적‧주관적 기준이 작동한다. 예를 들어, 채도의 경우

grading)은 의도적으로 색을 추가하거나 빼서 특정한 색감을 구현하는 작 업으로, 이 과정을 통해 영상 특유의 색감이 결정되기에 피부톤에 대한 섬 세한 구현은 여기서 이루어진다.

이때 어떤 컬러 그레이딩 기법은 미백 구현에 어긋나는 것으로 경계된 다. 주황색과 청록색 계열을 강조하는 ‘틸 앤 오렌지(teal and orange)’는 2000년대 이후 할리우드 영화의 주류 색감으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그런 데 이 기법은 아시아계 배우들의 피부톤에서 황색의 채도를 도드라져 보 이게 만드는 효과를 갖기도 한다.80) 한국에서도 장르적 분위기에 따라 영 화에서 이런 기법이 선택되기는 하지만, 대개 인물의 얼굴에 대한 색보정 으로서는 선호되지 않거나 응용하여 사용된다.81)

색과 톤에 대한 보정이 이루어지는 것 외에 후반작업에서는 ‘뷰티 이펙 트’를 이용해 얼굴의 톤을 고르게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서 미백을 만드는 것은 디지털 신호다.

얼굴을 보시면 뭐 피부가 안 좋으면 파여 있잖아요. 조명을 받으면 그 파여 있는 미세한 구멍 같은 데 그림자가 생긴단 말이에요. 그래서 우둘

고, 대체로 그렇게 형성된 벡토스코프 내 공간의 75%에 해당하는 한계선이 방송 신호가 허용하는 방송규격선(broadcast safe line)이 된다는 식의 기준이 존재한 다. 또 한편으로 색보정 전문기사 스스로가 왜곡되지 않았다고 인식하는 채도 범 위인 스위트 포인트(sweet point)가 있는데, 자신만의 기준이 정립되어 있는 프로 전문기사일수록 이 스위트 포인트가 좁아지게 마련이다.

80) 영화뿐 아니라 미국의 방송영상 미학이 아시아인의 피부에 적합하지 않거나 아시 아인 수용자에게 낯설게 인식되는 사례는 종종 발견된다. 예를 들어, 한국계 미국 인 배우 스티븐 연(Steven Yeun)은 미국에서 아시아계 배우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로 조명 문제를 언급했다. 제작진이 아시아인 피부에 맞는 조명에 대한 지식 이 없어 주인공 역할이었는데도 못생기게 나왔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BTS가 미 국의 <엘렌쇼(Ellen Show)>에 출연했을 당시 한국에 비해 ‘톤 다운’된 조명에 대 해 팬들 사이에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다.

81) 예를 들어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라이트룸’ 튜토리얼을 공유하는 한 영상에서는

‘오렌지 앤 틸’ 대신 노란 빛이 덜한 ‘핑크코랄 앤 틸’로 수정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작가평이 (2019. 7, 23). “[lightroom tutorial] 오렌지&틸을 응용한 사진보정하기_라이트룸강좌”. URL: https://www.

youtube.com/watch?v=BGLLgGpknKI&t=506s)

투둘하게 보이는데. 우둘투둘하게 보인다고 하면 밝은 부분이랑 어두운 부분이 교차된단 말이에요, 계속. 반복된다는 건데. 어두운 부분의 신호 를 밝은 부분 거를 따와 가지고 덮어버리는 거죠. 그래서 뺀질하게 만드 는 거예요. (DI컬러리스트)

자연 상태의 피부가 미백의 이미지가 되기 위해서는 피부 위에 화장품, 조명, 반사판, 카메라의 렌즈와 설정 값, 보정을 위한 디지털 신호 등이 동시적이거나 단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따라서 미백 사물들의 세계에서 는 비인간적 요소와의 접속을 확대해 나갈수록 미백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리고 스타의 미백은 이러한 도구와 기술의 능력을 얼마나 동원할 수 있 는가를 통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영향력 있는 스타이고 주연급 배우일수록 제작진, 궁극적으로는 제작진과 연결된 도구와 기술을 동원할 수 있는 능 력이 있게 마련이다.

모 배우들은 프로그램 시작하기 전에 반사판을 사줘요. 막 50장씩 사줘 요. 요즘엔 잘 안 하는데 예전엔. 조명팀 회식시켜 주고. 자기 반사판 잘 해 달라고 50장씩 사다 주고. 다 떨어졌다 그러면 또 사 주고. (조명A) CG 회사에 뷰티팀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어떤 배우라고 제가 말씀은 못 드리겠는데, 나이가 드니까 너무 피부가 늘어져 가지고 위로 올려달 라고. 그건 자기 사비로 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고.

주로 연출 감독님이 주연 배우랑 친분이 있으니까 “걔 얼굴 좀 닦아줘”

그렇게 해서 닦는 경우가 있고. (DI컬러리스트)

2012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보고싶다>(MBC)는 스타성과 기술의 동원 력에 관련된 논란이 있었던 예를 보여 준다. 드라마 속 두 남자 주인공 중 해리(유승호 분)의 피부는 밝고 깨끗하게 나오는 반면 정우(박유천 분)는 피부의 흠이 다 드러나게 나온 탓에 박유천 배우의 팬들이 제작진들에게 단체로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82) 팬들은 이 드라마가 알렉사를 사용한

82) <보고싶다> 시청자게시판 참조. URL: http://www.imbc.com/broad/tv/drama

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박유천에게 충분한 조명과 보정이 이루어지지 않았 다며 두 남자 배우에 대한 동등한 대우를 요구했다. 더욱이 두 남자 배우 의 피부 표현이 다르게 이루어진 이유가 해리의 경우 멜로드라마적인 서 사가 강하게 부여된 캐릭터이고, 정우는 액션 연기를 하는 형사 역할이라 는 점에서 배우의 출연 신의 장르적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는 예측이 이루 어지자, 팬들은 박유천이 연기하는 정우 캐릭터가 지닌 속성보다 박유천이 주연 배우라는 사실을 강조했다.83) 즉, 미백은 주인공의 속성이고 스타성 의 근거라는 인식이 나타나는 부분이다. 미백이 주인공을 만드는 빛과 색 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스타와 미백 기술 간의 연결 강도, 스타와 기술 이 구성할 수 있는 신체-기술적 배치의 역량의 차원에서 설명이 된다. 미 백 사물 세계의 각 요소들과 접속했을 때 어느 정도의 역량을 발휘하고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가가 스타의 힘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 미백 사물들의 세계에서 개별 사물들은 오롯이 그들 간의 연결을 통해 존재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속에 놓여 있으면서 환 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행위능력을 발휘하거나 변화한다. 비정형적인 다 이어그램(diagram)에서 물질적‧기호적 흐름을 통해 특정한 힘의 관계가 형성될 때 구체화된 배치물이 나타나듯(Deleuze, 1986/2019), 한국의 미 디어 제작 환경이나 산업적 변화는 미백의 신체-기술 배치물이 어떤 형태 로 나타나는가에 영향을 주는 잠재적 다이어그램이다.

촉각을 다투는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은 보정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통제해야 할 요소나 변수가 많은 야외보다 실내 세트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조정이 된다. 종사자들은 이러한 제작 환경이 드라마의 색감이 특정한 방식으로 맞춰지는 데에도 일조를 한다고 설명한다. 충분한 제작 기간을 갖지 못하 므로 미술이나 소품 등 드라마의 서사나 정서와 관련된 내용적 측면을 통

83) 예를 들어, “남주 박유천한테는 조명이 아까운가요? 보정이 아까워요? 거친 역할 이라고 카메라로 막 찍고 보정도 없어서 얼굴색이 노랗다 희다 들쭉날쭉 너무하 십니다. […] 멜로남주가 멋있게 나와야 여자들한테 반응 오는 거 몰라요?”, “한 정우 직업이 형사라고 꼭 사실적으로 찍으실 필요는 없으세요. 드라마잖아요. 그 리고 이 드라마 남주이고요.”

Dalam dokumen 비영리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166-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