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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종과 피부색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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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문화연구 영토 내 인종(주의) 논의는 말 그대로 초보적 단 계에 머물고 있다. […] 자본주의 사회는 “계급, 인종, 국가, 나이, 종 교, 직업, 교육 정치적 충성 등의 차원에서 분열되어 있다”라거나 하 위문화 구성에는 계급 외에도 성별, 연령, 인종 등 “사회구성의 다양

한 양상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식으로 이미 자명한 명제들 내에 서 일회적으로 언급된다. […] 단지 성이나 세대와 같은 비계급적 요 소가 수용자의 문화 소비, 미디어 해독을 이해함에 있어 매우 중요하 다는 ‘변함없는 상식’을 강조할 때 이를 강화시킬 목적으로 추가될 따름인 것이다. (전규찬, 1999, 121-122쪽)

국내 문화연구가 인종을 어떤 방식으로 논하고 있는가를 고찰하는 전 규찬(1999)의 주장은 약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민족, 다문화, 디아스포라, 식민주의 등의 다른 개념에 인종적 논 의가 내포되어 다루어지고 있다고는 할 수 있으나,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 의 인종 정체성 정치나 인종 감수성과 관련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 는 목소리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학술적 담론으로서든 사회적 담론으로서든 인종 담론이 취약 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전규찬(1999)은 국내 문화연구에서 인종에 대한 관심이 “실재하는 삶에 대한 밀도 높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기보 다는, 바깥/서구/중심 사회 주도적 이론의 단순 외삽된 형태에 가깝 다”(125)는 점을 지적한다. 한국 사회, 적어도 한국 영토 내에서 인종이 실재하는 삶으로서, 또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정체성 범주로서 가시화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인종 담론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온 사회와 비교했을 때 한국 사회는 양인종 사회라고도, 다인종 사회라고도 하기 어렵다. 더욱 이 단군신화를 통해 형성된 ‘단일민족’에 대한 강력한 신화가 존재하기 때 문에 인종 개념보다는 민족 개념이 강력하게 작동한다.8) ‘다문화’라는 명 칭을 통해 피부색이 다른 한국인의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한 지도 오래되 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 내에서 그 차이나 갈등이 일상적으로 인식되거나 공론화되는 정체성 범주들(젠더, 세대, 지역 등)에 비해 인종은 한국 영토 내의 한국인들에게는 ‘단어로서만 존재하는 개념’에 가까웠을 것이며, 학 술적인 접근에 있어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을 것이다.

한국의 인종/종족론 자체가 공백인 것은 아니다. 한국의 인종론은 식민

8)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단일민족’, ‘다민족’은 있지만 ‘biracial’,

지하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성립되었다. 박성진(1996)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사이 우생학을 바탕으로 백인을 우등 인종으로 인식하던 일 본의 인종론이 조선에도 소개되어 퍼져 나가기 시작했던 상황을 관찰한다.

한편 유선영(1997)은 ‘황색 식민지’라는 개념을 통해 황색을 “식민자 일본 을 지칭하는 동시에 백인문명에 대한 환상을 내재화한 식민지 한국인의 피부색”(85쪽)을 은유한 말로 제시한다. 식민제국주의적 체제하에서 같은 황인종 일본에 대한 경멸과 거부감이 존재했다면, 그 도피처로서 미국의 근대 문명에 대한 환상을 형성했고, 자기 민족에 대한 미개 콤플렉스는 백 인우월주의에 대한 내화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같은 의미에서 하 상복(2012)은 파농(1952/2014)을 전유해 ‘황색 피부, 백색 가면’이라는 표 현으로 한국의 인종 현실을 고찰한 바 있다. 조선은 서구식 근대화 과정에 서 백인과 흑인의 이분법 사이에 황인이라는 위치를 끼워 넣어 위계화하 는 방식으로 인종주의를 내면화했다. 황인이 백인보다는 열등하지만 흑인 보다는 백인에 근접하다는 인종 의식을 형성한 것이다. 하상복은 백인을 지배적인 세 번째 항으로 두고 자아, 타자, 백인의 관계를 설정했던 파농 의 도식에 한국의 인종 현실을 대입한다. 따라서 “‘백색 가면’을 쓴 굴절 된 황색 우월주의”(534쪽)는 <그림 2-2>의 우측과 같은 형태로 정리된다.

자아 타자

백인 황인 흑인 백인

<파농의 도식> <한국 인종주의의 도식>

그림 2-2 한국 인종주의의 심리적 도식

출처: 하상복 (2012). 황색 피부, 백색가면: 한국의 내면화된 인종주의의 역사적 고찰과 다문화주의. <인문과학연구>, 33권, 535-536쪽에서 인용 및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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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흑인이란 아프리카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피부색 에 의거해 타자화되는 모든 이방인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 다. 한국에서 다문화주의가 담론화되더라도 동등한 인간의 공존이 아닌 열 등한 존재를 포용하는 단계에 머무르는 한계는 이러한 심리적 도식에 의

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인종에 대한 담론이 풍부하지는 않았으나 식민화와 근대화의 역사적 경로 안에서 하얀 피부를 기반으로 한 백인을 더 우월하게 인식할 계기들을 가지고 있었음은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접근 외에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의 인종은 다소 추상화된 개념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인과 관련한 인종 논의는 한 국인이 유색인종으로서 타자화되어 있어서 인종 또는 종족을 삶의 문제로 감각할 계기가 존재하는 한국 영토 밖 또는 경계에서 이루어져 왔다. 다시 말해, 주로 한국계 또는 아시아계 학자에 의해 영어로 생산되는 연구들에 서다.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에 관한 여러 연구들이나, 한국인과 백인, 한국인과 흑인 사이의 혼혈인에 대한 연구(Ahn, 2014, 2015; Oh, 2018) 가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로 많은 외국인이 유입되고 국 외로는 한국 콘텐츠가 널리 유통되는 현재에, 그 ‘밖’과 ‘경계’는 한국 영 토 내에서도 작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단일인종사회라는 유구한 믿음에 인종을 키워드로 하는 소음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고 는 이러한 양상이 가장 가시적이면서도 (일상화되어 있기에) 비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영역이 바로 피부색 문제이며 미백 문화라고 판단한다.

인문사회과학의 영역에서 한국인의 피부색 자체에 대한 연구나 조사는 거의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 피부색에 대한 강박과 스테레오타입이 보편적 으로 존재하며 사회 전반적으로 강력한 일상 담론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은 아직 학술적인 주제로는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피부색 주의가 인종주의에 대한 성찰의 발전 선상에서 나타난 논의임을 고려할 때 인종 담론 자체가 빈약한 한국에서 피부색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이루 어지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경로로 보인다. 신체 인지의 차원을 다룬 공학 및 디자인 분야에서 피부색 측색을 시도하는 소수의 연구9)를 제외하고,

9) 신향선‧박연선(2015)은 물리적 측색을 통해 한국 여성들의 자가인지 피부색과 선호 피부색을 분석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색상 값에 있어서 실제 물리적 측색 피부 색에 비해 한국 여성들의 자가인지 피부색은 더 노르스름하고, 선호피부색의 경우 더 붉으스름한 색이다. 명도 값에 있어서는 측색 피부색이 가장 어둡고 자가인지 피부색과 선호피부색은 훨씬 밝게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인은 실제 물리적인 피부색보다 자신의 피부가 더 노랗고 밝다고 생각하면서도 더 하얗고 분

피부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 및 피부색주의를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는 부재한 가운데, 최근 성장하고 있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담론 속에서 피부 색에 대한 논의를 부분적으로 찾을 수 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국내 선행 연구들을 볼 때 한국이 순혈주의 및 단일인종주의를 유지하는 데에는 인 종과 피부색을 동일시하는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남성 들이 국제결혼을 할 때 한국인과 유사한 피부색을 지닌 국가의 여성을 선 호하거나(문경희, 2006),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차별의 경험이 피부색에 따라 차이가 있거나(정예리, 2010),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정착 하는 데에 피부색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박소란, 2007)10) 양상은 한국 사회 에서 이루어지는 차별에는 인종보다 피부색이 더 일상적이고 결정적인 변 인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최근 외모 및 정체성과 관련한 정치적 올바름이 나 문화적 감수성에 대한 요구가 조금씩 증가하는 가운데, 피부색 또한 그 러한 차원에서 반드시 성찰될 주제다.

제 2 절 뷰티에 대한 사회문화적 해석

한국 사회에서 ‘뷰티’라는 말은 인체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 을 의미하지만 단순히 사전적 번역어로서의 ‘아름다움’이나 ‘미(美)’, ‘미용 (美容)’과는 조금 다른 함의를 지닌 채 사용된다.11) ‘뷰티’는 ‘아름다움’,

‘미’보다는 훨씬 현대적이고, 산업적이고, 육체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 한 성격으로 인해 뷰티는 국내 인문사회과학의 관심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10) 해당 글에서 인터뷰한 방글라데시인 이주노동자 칸은 이렇게 답한다. “한국… 다 좋은 데,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 피부색을 좀 바꿀 수 있다면… 피부색이 조금만 희면 더 좋았을 걸…”(113-114쪽).

11) ‘미용’이라는 말이 가장 유사한 번역어일 수 있겠으나 일상 속에서도 ‘뷰티’ 자체 와는 다른 어감을 갖고 다른 영역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며, 이에 ‘뷰티산업’,

‘뷰티크리에이터’ 등의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본 연구의 분석 부분에서 살펴보겠지만, 외래어의 사용 및 수용 자체가 한국 사회의 뷰티 담론 형성의 역사에서 중요한 일면이라고 판단하여 본 연구는 외래어인 ‘뷰티’를 그대 로 사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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