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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 눈을 통해 만드는 미백

Dalam dokumen 비영리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162-166)

미백의 이미지, 특히 디지털 미백 이미지는 카메라를 거쳐서 만들어진 다는 점에서 인간의 시선보다 카메라의 시선이 중요한 기능을 한다. 가장 일상적으로는 휴대폰의 일반 카메라 기능이 자신의 실제 얼굴과 비슷하게 나온다고 거부하는 양상을 들 수 있다. 필터 기능이 있는 카메라 어플리케 이션을 거쳐 나온 사진, 카메라와 팔의 각도를 적정하게 맞춰 만들어 낸 사진, ‘사진빨’을 잘 받는 화장을 하고 찍은 사진 등이 더 중요성을 갖는 다.

[여자친구 화장을 보면] 그게 약간 사진 찍을 때 보정을 통해서 딱 잘 나오는 화장인데 그걸 현실에서 보면 약간 괴기스럽게 보이는 경우가 종 종 있었던 것 같아요. (현민, 23세, 대학생)

이러한 양상은 카메라와 스크린을 통해서 매개되어야만 하는 방송영상 속 미백 이미지에서는 더 중요한 문제다. 심층면접에 참여했던 TV방송 제 작 종사자들을 비롯하여 현장에서 만난 제작진들은 방송영상에서 피부의 미학이 구현되는 데에는 무엇보다 카메라 기술의 발전이 핵심적이라고 설 명했다. 방송영상에서 미백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에는 조명, 메이크업, 보정 등 여러 요소들의 협업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러한 협 업의 결과물이 최종적으로 ‘카메라의 눈’을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최근 10~20년 사이 카메라의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다는 점에서 카 메라는 방송 이미지 구현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카메라 감도가 상당히 안 좋았기 때문에 조명 영향이 컸어요.

조명이 조금이라도 잘못 들어가면 안부에 코 그림자나 이런 게 얼굴이 진짜 이상하게 나오는 일이 발생하거든요. 지금은 카메라 감도들이 너무 좋아서 조명만 스쳐도 뽀샤시해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 카메라 의 입지가 더 높아지긴 한 건데. (조명B)

현재 국내 상업 영상을 제작하는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메라 기종은 레드(RED)와 알렉사(ALEXA)다. 미국의 레드(RED)사가 출시한 최 초의 4K 디지털 카메라 레드 원(RED ONE)은 필름 시대의 막을 내리고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영화 <국 가대표>(2009)와 드라마 <추노>(KBS2, 2010)를 시작으로 레드사의 카메라 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디지털이 발전할수록 작업자들이 할 일이 더 많아진다”(DI컬러리스트 심층면접에서 인용)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 다. 레드로 찍은 원본(raw) 영상은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후보정 작업 에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대신 세밀한 흠까지 모두 담고 있어 흔히 배 우나 시청자가 기대하는 아름다운 색감의 영상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 다. 카메라의 시력이 좋아질수록 앞에서 말한 스타의 얼굴이 지닌 정동적 능력은 감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 레드는 점차 아리(ARRI)사에서 출시한 알렉사로 대체되었다. 원래 필름 카메라와 조명 기기를 만드는 회사였던 아리는 디

지털 카메라가 지닌 거친 콘트라스트의 영상 질감을 보완하여 비교적 필 름에 가까운 부드러운 영상을 표현하는 데에 이점을 지닌 카메라로 평가 된다. 앞서 미백 이미지 배치에서 주요한 요소로 등장했던 <그 겨울>의 클로즈업 이미지를 통해 알렉사는 방송 제작에서 주요한 행위자 자리를 부여받았다.

알렉사가 레드에 비해서 여배우 스킨톤이나 그리고 다이나믹 레인지78) 너무 부드럽게 잘 나와 가지고, 필름에 근접하게 나와 가지고. 필름 카 메라를 만드는 회사여서 그런지. 알렉사를 사람들이 더 선호하기 시작했 어요. 그게 대표적으로 떴던 게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송혜교의 피부톤을 사람들이 많이 좋아했죠. 그래서 여배우 카메라라고 막. 여배우 들이 알렉사 아니면 계약서에 도장 안 찍는다고. (DI컬러리스트)

알렉사의 부상은 디지털 시대의 역설적인 한 단면을 보여 준다. 필름의 시대가 끝나고 디지털 카메라와 UHD방송은 인간 피사체를 더 정확하고 세밀하게 포착할 수 있게 해 주었지만, 피사체가 되는 사람이든 화면을 보 는 사람이든 인간 얼굴 및 피부의 묘사에 대해서는 그만큼 정확한 영상을 보기를 거부한다. 표준화된 동일성에 의거한 복제물을 제공하는 기술이 갖 추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드라마 등 환영적인 세계에 대해서는 그러 한 정확한 복제물을 보기를 거부하고 환영성 및 환상성을 지닌 시뮬라크 르적 이미지를 보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방송영상에서의 미백 이미지는 디 지털과 필름의 특정 요소들만 취한 형태로 구현된다. 디지털 카메라의 정 보적 기능을 갖추되, 한때 필름을 생산하던 회사였던 곳에서 생산한 카메 라를 통해 필름의 질감을 택하는 것이다.

피부 표현에 기여하는 다른 요소들의 협업 또한 카메라의 눈을 통과했 을 때를 염두에 두거나 카메라의 눈을 속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조명의 경우 카메라의 위치나 설정 값에 따라 핵심적인 보조 역할을 한다.

사람의 눈으로가 아니라 카메라의 시선으로 봤을 때 모든 걸 포커스를

78) 카메라에서 밝고 어두운 부분을 표현하는 능력.

맞춰 줘야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5600도 화이트로 때려도, 사람 눈으 로 볼 때 약간 푸르스름하게 보일 수 있는데, 카메라 세팅을 그렇게 해 버리면 그거에 화이트발란스가 맞아 버리니까. (조명B)

만약에 여기서 홈이 패여 있으면 카메라가 여길 잡고 있으면 라이트가 여기로 가면 곰보가 보일 거 아니에요, 음각이니까. 그러면 거기서 반대 각에서 라이트를 때려주는 거죠. 카메라를 속이는 거죠. 페이크를 쓰는 거죠. (조명A)

인물 얼굴에 미백 효과를 주기 위해서 조명이 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법 은 조명의 양은 늘리면서 광원이 실크나 불투명한 비닐을 투과하게 하여 입자가 쪼개지는 분광(diffusion) 효과를 통해 부드러운 광질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명의 행위능력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카메라와 협업함으 로써도 가능하다. 조명의 세기를 낮추는 대신 카메라의 노출량을 높이는 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면의 불량 요소는 카메라 기술이 발달 함에 따라, 즉 카메라의 행위능력이 증가함에 따라 해결된다.

다른 쪽 드라마를 갔는데 우리가 500룩스 나왔다 그러면 걔네는 50룩스 가 나와요. 그런데 화면엔 되게 뽀샤시하게 나와요. 비디오감독이 게인을 엄청 여는 거죠. 대신에 게인을 열 때도 룩스가 낮은 상태에서 게인을 열게 되면 화면에 노이즈가 많이 생겨요. 그런 부분은 카메라가 많이 좋 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커버는 되죠. 카메라가 많이 발달이 돼서 그런 인물 톤도 많이 나올 수 있는 거죠. (조명B)

화장 또한 카메라와 조명에 맞춘 형태로 이루어진다. 앞서 여자친구의 화장이 실제로 볼 때보다 카메라에서 더 예쁘게 보인다고 말했던 연구 참 가자의 말처럼, 카메라의 시선 속에서 더 자연스럽고 이상적으로 표현되는 피부 형태가 있다. 심층면접에 참가한 메이크업 종사자들은 보통 한국 여 성들이 베이스메이크업 호수체계에서 21호나 23호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스타들은 대체로 19호로 밝게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일반적인 미 백이나 K-뷰티에 대한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빛, 또는 ‘물광’은 방송 화장

에서는 경계되는 요소다. 방송 영상 이미지에서 구현되는 스타의 빛나는 피부는 카메라와 조명, 비디오 조정의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방송 화장은 이들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돕기 위해 빛나는 성격들(‘물광’, ‘글로시함’, ‘번들거림’)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분장도 마찬가진데 쇼프로나 예능이나 화장이 빛을 반사시키는 화장이 있어요. 화장이 빛을 먹는 화장이 있고 반사시키는 화장이 있는데, 보통 저희는 물광을 냈다고 그래요. 물광 화장을 하고 오면 조명이 반사가 되 면서 약간 얼굴이 기름져 보이는 그런 게 생기거든요. 그래서 저희 조명 하시는 분들 제일 싫어하는 화장이에요. 얼굴을 너무 번질번질하게 하고 T존이 하이라이트가 강하다 보니깐 비디오 게인을 제대로 열 수가 없죠.

육안으로 봤을 때는 되게 막 피부에서 광이 나고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카메라나 조명을 댔을 때는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이죠. (조명B)

가장 크게는 영상이랑 지면으로 차이를 두는데 지면에서는 베이스가 너 무 매트하게 들어가면 요철이 잘 보여서 약간은 좀 반사시킬 수 있는 글 로시한 제품을 사용해 준다든지. […] 영상 촬영에서는 유분감이 있으면 그게 기름기로 보여 가지고. 영상에서는 유분감을 잡아 줘야 되는데, 지 면에서는 촉촉해 보여도 상관없어요. […] 조금 유분감 돌면 다 눌러 달 라고 요청하세요. (메이크업)

이처럼 한국에서 미백에 대한 기억색을 구성하는 역할을 하는 스타 미 백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의 협업이 이루어지며, 그 협업 의 목표는 카메라의 눈을 거쳤을 때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구현되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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