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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에 대한 학술 담론

Dalam dokumen 비영리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45-48)

우선 뷰티란 기본적으로 신체 변형을 통해 실천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신체 연구와의 교집합을 이루는 연구의 흐름이 있다. ‘신체적 전회(body turn)’를 제기하며 나타난 사회구성적 신체 연구들은 신체란 생물학적인 개체의 차원만이 아니며, 신체의 물질성 또한 사회적 맥락 및 담론 안에서 만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Featherstone, 1982, 1991, 2000; Turner, 1992; Rose, 1998, 2007). 그 배경에는 근대화가 있다. 탈전통 환경에서 자아에 대한 성찰과 실현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여기에 신체도 적극 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신체는 자기정체성을 감각하고 유지하는 본질적 일 부이기 때문에 외모에 대한 성찰이 자아를 기획하는 중심적 요소가 된 것 이다. 따라서 기든스(Giddens, 1991/1995)나 쉴링(Shilling, 1993)은 신체 를 하나의 프로젝트(body project)로 바라보기도 했다.

한국 성형산업을 관찰한 리(Lee, 2018)는 한국 사회 또한 근대화 과정 에서 신체를 고정된 객체가 아닌 변형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는 변화가 나 타났음을 언급한다. 전근대 한국 사회에서 ‘관상’의 관념은 개인의 정체성 을 파악하고 삶을 규정하는 강력한 담론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조선의 일 부 개화기 지식인들이 다위니즘과 그에 입각한 인종주의적 사상을 받아들 여 백인의 외모를 우월한 위치에 놓으면서, 근대적 외모로 가꿈으로써 조

선이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형성된다. 이처럼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도 고정된 것으로서의 외모가 아닌, 구성해 나가는 것으로서의 외모가 부 상했다.

더불어 소비주의의 진전 및 소비자의 행위주체성과 관련하여, 뷰티는 개인, 특히 여성이 자신의 외모를 주체적으로 활용하고 힘돋우기 (empowerment)를 경험하는 실천으로 주목되기도 한다(Featherstone, 1982; Wen, 2013; Lee, 2018). 소비주의 사회에서 기표는 유동하며, 특 정한 성질이나 의미를 특정 상품에 부착한다. 광고는 상품에 매력적인 의 미를 연결시킴으로써 소비자가 상품 구매를 통해 그 의미를 살 수 있다고 부추긴다. 사람들은 미디어가 만든 화려한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소비하고 그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체를 유지 및 향상시키려 한다. 소비주의 사회에 서 신체는 개인의 개성을 표현 및 전시할 수 있는 “쾌락의 매개체(vehicle of pleasure)”(p.21)다.

그러나 두 번째로 살펴볼 뷰티에 대한 학술담론은 신체에 대한 개인의 자율성이 무한정 열려 있다고는 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회적으로 구성된 신체’라고 했을 때, 이것은 개인이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구성하여 특정한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개인 의 신체에 대한 사회의 규율적 힘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 및 집단에서 공유되는 정상성의 기준에 따라 자신과 타인의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평가하곤 한다(Ashikari, 2003b, Park, 2007). 비겐슈타인(Wegenstein, 2012)은 이것을 ‘성형적 응시 (cosmetic gaze)’12)라는 개념으로 고찰한다. 비겐슈타인은 ‘cosmetic’이

‘cosmos’와 어원을 공유한다는 점에 주목하는데, ‘cosmos’란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으면서도 정돈이 이루어지기 위한 곳”(p.ⅸ)을 의미한다. 따라 서 성형적 응시는 사람의 신체를 ‘cosmos’로 인식함으로써 끊임없는 정돈 이나 치장이 이루어지기 위한 곳으로 바라보는 응시를 말한다. 성형적 응

12) ‘cosmetic’은 ‘화장’, ‘미용’, ‘성형’ 등과 관련된 여러 형용사로 번역될 수 있다.

여기서 ‘cosmetic gaze’란 정상적이거나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특정한 상을 만들 어가도록 규율하는 응시이자 성형수술까지 암시하는 의미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성형적 응시’라고 번역했다.

시는 신체를 잠재적 변형의 공간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특정한 기준에 맞 춘 방향으로 변형해 나가도록 규율하는 힘을 지닌다.

한 사회에서 아름답다고 규정하는 외모는 궁극적으로 그 사회가 상상하 는 모범적 정체성을 체현한다. 스타인호프(Steinhoff, 2015)는 미국의 TV

‘메이크오버(makeover)’ 쇼 프로그램이 출연진의 외모 변신을 통해 아름 답고 자신감 넘치는 “(상상된) 미국인 시민성”(p.73)을 통치하는 담론을 형 성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로버슨(2001)의 논의에서처럼 일 본도 근대화 시기에 아름다운 일본 여성의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신(新) 일본(New Japan)’을 만들고자 했다. 문명화된 일본을 만들자는 기치 하에 선발된 미스 일본은 ‘신일본의 신여성’을 대표하는 포토제닉이자 상상된 일본을 재현하는 이미지로 유통되었다.

뷰티에 대한 세 번째 학술담론은 한 사회의 뷰티 담론이 그 사회의 특 수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구성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여 성들은 예뻐지고 싶어 한다’라는 명제가 지닌 보편성을 해체하고 한 사회 의 특수한 맥락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이러한 관점에 주목 하는 연구들은 주로 뷰티산업의 레토릭을 관찰하는데, 밀러(Miller, 2006) 는 일본의 뷰티산업을 자기민속지학적인 방식으로 연구한 대표적 사례다.

밀러는 일본의 다양한 뷰티산업을 체험 및 관찰하는 과정에서 뷰티산업이 동원하는 토착 관념 및 합리성의 언어 등에 대해 주목한다. 론디야 (Rondilla, 2009) 또한 필리핀 미백 제품 광고의 인종 미학적 레토릭을 살 펴본다. 필리핀의 선크림 광고에는 인종 정체성이 모호한 모델이 등장하는 데, 필리핀인들은 그를 서양적 특징을 지닌 아시아인으로 받아들인다. 이 를 통해 일반적인 수용자들은 광고 속에서 아름답지만 자신과 동떨어지지 는 않아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근한 이상(relatable ideal)”(p.71) 을 발견한다. 한편, 같은 맥락의 연구들에서 사례로 제시된 바와 같이, 동 일한 화장품 브랜드 및 제품을 아시아에서는 미백 기능을 강조하여 광고 하는 반면 서구에 수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이라는 차원으로 바꾸어 광고 하는 문화적 차이(Isa & Kramer, 2003; Miller, 2006; Rondilla, 2009)는 아시아의 미백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네 번째로, 뷰티산업의 역사를 다루는 학술담론이 있다. 뷰티가 하나의 산업화된 영역이 되고 특히 세계화와 함께 거대산업으로 변해 가면서 만 들어진 동질화의 흐름이 지적되곤 한다(Jones, 2011). 한국에서도 한국의 화장 문화에 대한 사적 정리를 통해 뷰티산업의 역사가 부분적으로 다루 어지고 있지만(예를 들어 전완길, 1987; 김용미, 2000; 조명자, 2003 등), 주로 화장, 의류, 식품의약품 등의 관련 학계에서 화장 문화의 역사적 변 천을 추적하는 작업이며 깊이 있는 담론적 분석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마지막으로 제시하는 학술담론은 뷰티에 대한 여성주의적 담론이다. 뷰 티가 대개 여성들의 문화로 인식 및 실천되어 온 만큼, 뷰티를 주제로 삼 는 연구의 대다수가 여성주의인 관점을 취하거나 여성주의의 개념 및 이 론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가 다루는 미백 또한 여성성과 결부된 문화인만큼, 뷰티에 대한 여성주의적 관점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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