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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와 정서, 사실과 가치의 이분법에 대한 비판

Dalam dokumen 비영리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87-90)

듀이는 자연주의 형이상학의 이름으로 기존의 사실과 가치, 신체와 정신, 유기체와 환 경의 이원론을 모두 거부하였다. 칸트의 형식주의 윤리학이 듀이에게 비판 대상이 된 것 도 물리적 인과법칙의 적용을 받는 현상계와 자유의지에 토대한 도덕 형이상학의 영역을 엄격하게 구분한 데 있었다. 듀이는 욕구와 이성, 존재와 당위의 이원론을 배척할 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에서 재료와 형식이 불가분의 관계인 것처럼, 신체 또한 정신과 상호 의 존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는 신체-마음은 자연과 생명, 그리고 정신이 서로 적응해 가는 과정의 결과로서, 정신이 신체를 사용하고 신체 또한 정신을 갖는 하나의 사태로서 간주 하였다. 그 때문에 듀이는 신체와 정신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가리키기 위해서 이 둘 사이를 하이픈으로 연결하였다.

립먼의 어린이철학이 듀이 형이상학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고와 정서, 신체와

정신, 사실과 가치 등의 이분법에 대한 거부에서 찾을 수 있다. 가령, 어린이철학의 교실 공동체는 어린이의 인지적 숙달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감수성도 자극한다. 어린이철 학에서 교실 속 대화가 낳은 가장 가치 있는 산물 중 하나는 바로 이 증가된 감수성에 있다. 이러한 사회적 감수성이 없을 경우, 즉 그들이 언제 어떻게 사회적 규칙을 사용할 지 전혀 알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규칙을 가르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고, 대인관계의 감수성이 장려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사회적 발달 또한 좌절될 것이다. 어린이철학은 인지 적 숙달을 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정서적, 사회적인 활동의 강화로 성장을 위한 역량 을 고려하고 있다.

듀이의 형이상학이 상황 속의 존재에서 시작하듯, 어린이철학 역시 주어진 상황에 대 한 파악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상황 속의 문제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인지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요소도 고려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상황 전체를 지배하는 성 질을 파악하는 질성적 사고는 인지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정서적 차원의 사고이기도 하 기 때문이다. 어린이철학 도덕교육에서 어린이에게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와 도덕을 가르 칠 때, 그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나타내는 단서 를 파악하도록 훈련시키며 자기 자신의 정동적 요구를 자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그 때 문이다. 어린이철학은 문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특정 상황에 특정한 방식으로 기계적으 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해 감을 잡고, 질성적 경험을 바탕으로 탐구와 대화 를 통해서 문제상황을 확정된 상황으로 바꾸고자 한다. 문제상황을 확정된 상황으로 변화 시키기 위한 윤리적 탐구 중의 도덕적 판단과 감수성은 서로가 서로를 요청하며 진행된 다.

립먼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상황이 갖는 여러 차원에 대한 자각이 없이는, 어린이는 어떤 행위나 결정을 요구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지적인 반응의 선결요건으로서 상황 에 대한 파악, 감수성을 요구한다. 이를테면, 어린이가 또 다른 어린이에게 위로하고, 고 마움을 표하고, 조언하고, 화해할 상황일 경우, 실천을 통해서 어린이로 하여금 상황에서 의 감수성을 더 하게 해 주어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립먼은 사고와 행위의 이분법에 대 한 비판을 넘어서, 사고와 정서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도 숙고할 것을 권한다. 어린이가 주변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없을 경우, 보편적 규칙을 가르치는 것은 소용이 없을 것이 다. 만일 그들이 타자의 감정에 무관심하다면, 타자의 필요에 공감할 수 없을 것이고, 역

지사지가 되지 않는다면, 도덕적 규칙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규칙에 따른 행동으로 이어 지기가 힘들 것이다. 이러한 감수성은 타인에 대한 공감에 그치지 않는다. 부분이 들어 있는 전체 상황에 대한 감수성도 필수불가결한 것이다.123)

같은 맥락에서 만일 정서가 단지 거친 힘으로 간주된다면, 이러한 시선방식은 검토되 지 않은 것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듀이에게 충동은 활동의 재조직화를 결정하는 추축이 며 해방의 원천이었다. 그것은 낡은 습관에 새로운 방향을 부여하며 습관의 질을 높이지 만, 충동과 습관은 뗄 수 없는 관계로서, 지성과도 독립적이지 않으며 이러한 충동과 습 관, 지성의 불가분리의 관계는 불변의 고정적 도덕을 배격하게 하였다. 듀이와 마찬가지 로 립먼 또한 인지적인 것과 정서적인 것의 분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교육은 보다 지적이고 보다 합리적으로 욕망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임을 분명히 하며, 지성과 감 정을 대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지적으로 만들고 지적 경험을 정서적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다만 립먼은 이들 간의 관계는 불가분리의 관계이지, 어느 하나 가 다른 하나를 지배하는 관계는 아니라고 보았다. 인지적인 것이 정서적인 것을 누르며 지배하는 것이 아니듯, 정서적인 것이 인지적인 것보다 우위의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바 탕으로 교육의 초점을 두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학교가 어린이에게 환경과의 상호작용 에 적극적일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기능을 발달시키지 않고, 정서적 행동에만 머물러 있 다면, 그 역시 인지적 숙달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 책 임을 묻는 것을 박탈하는 교육적 모순에 빠지게 한다.124)

끝으로 일반적인 여러 도덕교육 페다고지들은 여전히 사실과 가치의 이분법을 가정하 고 있다는 것이 지적되어야 한다. 사실과 가치에 대한 이분법의 가정이 가진 위험은 무엇 보다 가치, 도덕교육을 사실세계와 구분된 자기 충족적 실체로서 간주해 버릴 수 있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사실은 ‘객관적’이고, 가치는 ‘주관적’이기에 ‘사실’을 ‘가치’로부터 구분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믿음을 야기할 수도 있다.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의 구분이 생 기면, 가치 교육은 칸트 윤리학이 그렇듯 감성 없는 추상의 영역으로 되돌아간다. 이와 같이 사실과 가치를 분리하여 도덕교육을 할 경우, 반자연주의적인 접근은 주어진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유심론으로 치닫거나 복합적인 상황의 애매함을 무시하는 주관적 관념론

123) Matthew Lipman, Ann M Sharp, Frederick S Oscanyan, op. cit., p. 161.

124) Ibid. p. 163.

에 함몰될 수 있다.

어린이철학은 사실과 가치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한다. 어린이철학에서 가치는 숙고 와 탐구 끝에 알려져야 하는 것이며, 어린이철학의 탐구 과정은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인 것으로 돌려놓으려는 작업이다. 다만, 여기서의 객관적인 것이란 그것이 주관적이지 않다 는 의미이지, 별개의 실재가 독립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린이철학의 윤리 적 탐구는 맥락 속에서 진행되며, 맥락 속에서는 ‘사실’과 ‘가치’가 서로 다른 두 가지가 아니라, 사실적이면서 가치적인 문제로서 나타난다.125) 어린이철학은 프래그머티스트들이 사실 세계로부터 독립된 실체를 가정하지 않는 것처럼, 인식 주관에 독립된 실재, 혹은 그 자체의 동일성을 가진 형이상학적 실체를 근거 없는 형이상학적 가정으로서 간주한다.

Dalam dokumen 비영리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