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시민에 대한 소득 보장 및 이전은 공적 부조 등 사회보장급여를 통한 재정지출뿐만 아니라 누진세제 등의 다양한 직ㆍ간접세를 활용하는 조 세정책에 의해 이루어진다(여유진, 2009). 뿐만 아니라 OECD가 제시하는
‘순사회복지지출’의 개념에서와 같이 각종 세제 감면 등을 포함하는 ‘조세지 출’에 의해 추구되기도 한다.
조세지출 개념은 1967년 미국 재무부 차관이었던 Surrey가 그 개념을 소 개하고, 예산심의 과정에서 이를 다루어야 함을 주장한 이후 이에 대한 논 의가 본격화 되었으나(Surrey & McDaniel, 1985), 개별 국가의 조세체계가 서로 상이하며 조세지출의 활용 목적 역시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체적 인 정의는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인 정의를 살펴보면 Surrey(1970)는 조세지출을 ‘다양한 사회적ㆍ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세제상에 마련된 재정지출을 의미하는 세법 의 특별조항’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OECD(1996)는 조세를 ‘규범 또는 표준 적인 조세와 편차(deviation)'로 구분하고, ’규범적인 조세와 실제 세입의 편 차‘를 조세지출로 정의하고 있다. 즉 원칙적인 과세 대상 소득에 대하여 금 액의 조정(공제), 낮은 세율의 적용, 세금의 환급 등이 이루어지면 정부는 이러한 행위가 없었을 때 기대되는 세입보다 낮은 세입을 얻게 되는데, 기 대 세입과 실제 세입의 편차가 조세지출에 해당하며 이러한 실질적인 편차 는 결국 정책대상자에 대한 이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조세지출의 특성에 따라 최근에는 조세지출의 효과나 특성을 규명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의 각 분야별 규모를 추정하거나 이들이 각 분야별
[그림 2-3] 정부의 사회복지 재원 및 지출 구성 정부의 사회복지 재원 총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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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지출 명시적인 복지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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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와 관련된 세제상 지원
일반회계 중 복지비 지출
특별회계 중 복지비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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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사회복지 지출 총규모
*자료: 이태수(2003)
일반 예산 지출과 함께 추계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 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분야의 조세지출 역시 일반적인 사회복지 예산과 동 일한 이전 기능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한 국가의 사회복지규모를 이를 포 함하여 추계하기 위한 노력이 수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태 수(2003)는 아래의 [그림 2-3]과 같이 사회복지 재원의 규모를 구체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Howard(1993)는 미국의 사회정책 규모를 추정하는 데에 있 어, 직접적인 정부의 재정 지출뿐만 아니라 조세지출 등의 소득공제에 대한 규모를 포함해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특히 사회정책의 각 세부분야별로 직접적인 재정지출액과 조세지출의 규모를 추정ㆍ비교한 결과 조세지출의 규모가 일반적인 재정지출의 규모 혹은 그 이상을 차지하 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25).
그러나 이와 같은 조세지출의 기능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공적 소득이전 정책으로서 이에 대한 효과와 범위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다 면 조세지출은 어떠한 측면에서 공적 소득이전 정책으로서의 성격을 내포하
25) Howard는 후속 연구에서 직접적인 보조금과 조세지출을 정책 수단 접근법을 통해 비 교하였으며, 사회정책 영역에서 조세지출의 정책 수단이 선호되는 이유로 첫째, 직접적인 보조금보다 더 효율성을 추구할 때, 둘째, 정책 비용을 줄이고자 할 때, 셋째, 직접적인 정책 수단의 규모를 줄여야 할 때, 넷째, 사회적인 낙인(stigma) 효과를 줄이고자 하는 경우 등을 제시하고 있다(Howard, 1995ㆍ2002).
고 있는가?
이에 답하기 위하여 먼저 조세지출의 정책 목표를 살펴보면, 조세지출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개개인이 그들의 행동을 변화하도록 하는 재정적인 유인을 제공하거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그들을 보상하기 위하여 제공하는 것이다(Stebbing & Spies-Butcher, 2010). 일반적으로 조세지출은 위의 두 목표를 추구하지만 그 가운데 후자의 목표를 더 강조하는 경우 이를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조세지출로 볼 수 있으며, 이 가운데 공적 소득이전 정책 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 이를 구분하여 사회적 조세지출(social tax expenditures, STEs)이라 칭한다(Toder, 1999; Stebbing & Spies-Butcher, 2010). 예를 들어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세지출에는 사회적 기업 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도 포함되지만 이를 공적 소득이전 정책으로 분류하 기는 어려운데, 이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는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재정적 유인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정책목표와 함께 조세지출의 성격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인은 해당 정책 의 성격이 복지국가의 전통적인 정책수단들과 유사한 성격을 나타내는지의 여부이다. Prasad(2011)는 복지국가의 정책수단으로서 조세지출을 포함하기 위해서는 해당 조세지출이 다음의 두 가지 성격을 내포해야 한다고 제시하 고 있다. 첫째 해당 조세지출이 위험의 공유화(risk pooling)의 기능을 수행 하는지의 여부, 둘째 해당 조세지출이 재분배의 효과를 창출하는지의 여부 가 그 것이다. 먼저 사회적 위험을 공유화(pooling)하여 이에 대비하기 위한 대표적인 기제로 보험(insurance)을 들 수 있으며, 그 구체적인 예로 연금 등의 사회보험이 존재한다. 이는 불운(unlucky)한 경우 즉 건강의 상실이나 재해 등에 의해 소득 상실의 충격이 올 경우를 대비하는 것인데 Hacker (2004)에 따르면 복지국가는 전형적인 정책수단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 지 못하는 다양한 측면에서 보험의 기제를 활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재분배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조세 즉 소득세 체계를 들 수 있는데, 소득세 체계는 보험의 기여분과 유사하게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기여분의 정도(납세의 수준)가 달라지며 위험에 처했을 때 이에 비례 하여 보상을 받게 된다(Varian, 1980). 구체적으로 보상을 받는 방법은 국
가가 낮은 세금을 통해 배상해 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구체적으로 소득 세 체계 내에서의 소득공제 등이 해당된다. 예를 들어 질병에 걸려 의료비 가 발생한 경우 국가는 소득세 체계 내에서 특정한 수준의 의료비 항목에 대한 소득공제를 통해 사회적 위험인 질병에 대한 배상을 수행하고 이에 의 한 소득상실의 충격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보호를 수행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조세지출은 개인의 생애 내에서 수평적 재분배 효 과를 발생하게 하는데, 예를 들어 근로장려세제(Earned Income Tax Credit)의 경우 개개인이나 가구의 소득 수준이 특정 수준이하로 낮아질 경 우 기존에 납부하였던 소득세로부터의 환급을 통해 소득상실로부터 보호되 며, 이는 개인이 위험에 직면하기 전으로부터 위험에 닥쳤을 때로의 재분배 효과를 발생하게 한다.
이와 같은 사회적 목적의 조세지출에 따라 복지국가의 성격과 효과는 매 우 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즉 재분배적 성격의 소득세 체계와 연동한 조세지출은 필연적으로 면세점 이하의 빈곤층보다 상위계층에게 더 큰 이전 을 수행하는 역진적 성격을 보이기 때문이다(남찬섭ㆍ유태균, 2007).
Abramovitz(2001)의 연구에 따르면 Titmuss의 세 가지 사회복지 체계를 활용하여 오늘날 누가 복지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결 과, 세 유형 분류는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세 가지 체계 가 운데 특히 재정 복지를 통해 중산층, 부유층과 대기업 등도 역시 빈곤층과 마찬가지로 복지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Harrington(1976) 역 시 이러한 복지국가의 특성을 ‘복지국가의 근본적 역설’로 표현하면서 실제 로 복지국가는 약자를 위해 일하지 않으며 이미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사 람들을 위하여 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Huff(1992) 역시 이러한 복지국가 의 특징을 가리켜 ‘뒤집힌 복지국가(upside-down welfare state)’로 칭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양재진(2010)은 OECD 회원 국가들의 공공사회복 지지출과 순사회복지지출을 비교한 Adema & Ladaique(2009)의 분석결과 를 바탕으로 사회적 목적의 조세지출 및 감면은 상위계층에 유리하게 작용 하며,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복지지출과 사회적 목적의 조세감면이 오히려
양극화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Stebbing & Spies-Butcher(2010)의 연구 역시 호주의 사회적 조세지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유주의적 복지국가로 분류되었던 호주의 복지개혁은 실 제로 복지지출이 삭감된 것이 아니라 조세지출의 확대를 통해 그 형태를 변 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의 경우 빈 곤층은 국가로부터 상위계층은 조세지출과 시장으로부터 보호받는 이중적 복지국가(dual welfare state)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더불 어 조세지출의 확대는 중산층과 상위계층이 그들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연합하게 하는 새로운 계급연합(class coalition)을 등장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조세지출은 복지국가의 외연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그 성격을 변 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바 오늘날 복지국가의 성격과 그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서 이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이하에서는 공적 소득이전 정책으로서 활용되는 조세지출의 구체적 유 형과 한국에서의 활용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한국의 경우 어떠한 조세지출을 공적 소득이전 정책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는 일반적인 조세지출과 공적 소득이전의 수단으 로 활용되는 조세지출을 구분하기 위하여 후자를 사회적 조세지출(social tax expenditure)로 정의하여 활용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