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가설 2>의 명제는 여러 수준의 주인과 대리인 간의 선호 가 다르며 특히 ‘녹색성장’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의 차이로 상 호간 선호의 충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5개 그룹의 각기 다 른 이해당사자에 동일한 질문을 한 결과, 한국과 베트남의 이해당사 자 모두 공여국과 수원국 간의 녹색성장의 개념적 정의를 다르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응답했다. 즉 녹색경제로의 전환이라는 국제사회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녹색성장전략 기조가 선진국, 개도
국 관계없이 모두가 지향해야할 방향으로 인식하고 수용하고 있음 을 확인할 수 있었다.
Q.‘녹색성장’ 개념에 대해 공여국과 수원국의 이해가 다르다고 생각하십니 까?
A. 아니오.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KOICA 관계자 서면답변 기록 2면)
KEI를 대표해 참석한 그는 그 자리에서 즉답할 수 없었다. 즉답할 수 있는 수 준의 녹색성장에 대한 정의는 베트남 측에서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대답을 할 수 없었다. (PMC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5면)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녹색성장 개념을 구축할 때 베트남은 KOICA 와 GGGI의 지원을 받아 한국의 경험을 기초로 했다. 녹색 ODA에 대한 개념의 차이는 특별히 없었다고 생각한다. (중략) 양국 간 녹색성장, 지속가능한발전 그리고 인적 자원의 효과적 활용을 목표로 하는 데 있어 한국과 베트남 간 선 호의 충돌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MPI 관계자 심층면접 서면응답 2면)
한국측과 MPI 사이의 녹색성장에 대한 차이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베트남 박 닌성 DPI 관계자 심층면접 서면응답 2면)
지방정부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한국측과 MPI 관계자들이 어떤 이견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사업 중에 그러한 이유(녹색성장에 대한 이해의 차이)로 큰 이견이 있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베트남 벤째성 DPI 관계자 심층면접 서 면응답 1-2면)
그러나 위의 내용과 달리 구체적인 심층면담 응답의 내용을 살 펴보면 한국과 베트남의 이해당사자들이‘녹색성장’을 이해하는 수준과 시각이 달랐기 때문에 상호 간 의사결정에서의 선호 충돌이 발생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수원국 베트남 이해관계자들 이 인식하고 있는 녹색성장의 핵심 개념은 국가 ‘경제성장’에 집 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의 조건에서 많은 지역 및 기업들의 인식은 광범위한 경제발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중략) 녹색성장은 천연자원의 보전, 개발 및 사용, 온실 가스배출량 감축, 환경개선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방법 이다. (베트남 박닌성 DPI 관계자 심층면접 서면응답 1면)
녹색성장의 핵심 개념은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중요한 것은 (지역의 새로운)경제 방향, 시나리오를 잡는 것이다. 녹색성장이 국가경 제를 재구축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 전문가 그룹 관계자 심층면 접 전사록 1면)
특히 공여국과 수원국 모두 사업의 추진 당시 베트남 공무원, 특히 지방정부의 경우 녹색성장에 대한 이해 수준이 낮고, 온실가스 감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초기 단계였다고 평가했으며, ‘VGGS 마스터플랜 수립사업’의 성과 중 하나로 베트남 공무원들의 ‘녹 색성장’에 대한 인식 제고를 꼽았다.
(베트남)실무자들 입장에서는 녹색성장 이라는게 처음 보는 생소한 개념이고 업무다 보니까…… 물론 베트남 중앙정부에서 주관하는 워크샵이다 뭐다 해서 많이 했지만, 이미 워크샵 같은건 필요한 만큼 다 했는데도 벤째 같은 지역을 보면 컨설턴트를 고용해서 P-GGAP 이걸 좀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는 데……, 지방정부로 가면 녹색성장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방정부 사람들도 예를 들어 MPI를 통해서 녹색성장 이라는게 뭔지 알 게된 DPI 사람들은 이걸 알수 있어도 인민위원장은 모를 경우가 있다.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 거다. 지금은 P-GGAP 라는걸 모든 지방정부가 수립 하도록 했으니까 그때 보다는 지방정부의 이해도 높아졌겠지만 그 당시에는 개념에 대 한 이해가 없어서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본다. (PMC 관계자 심층면접 전자록 19면)
당시 녹색성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베트남에서 매우 새로운 개념이었다.지방정부 에서는 원래 에너지를 절약하는 계획이라던지... 녹색성장과 관련있는 계획이란 전략을 이미 이행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것이 녹색성장과 관련 있는 계획(사업) 인지 당시에 지방정부 사랍들은 알지도 못했다. (이 사업을 통해)각 지방의 온 실가스 감축 가능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려주고, 지방정부가 (환경을 지키면서 도)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알 수 있게 도움을 준 것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베트남 현지 전문가 그룹 심층면접 전사록 2면)
이에 비해 공여국 한국은 국내적 비판이 있었을지언정 국가 수 준의 발전전략의 이행 경험으로 녹색성장에 대해 상대적 이해가 높 고, 국제적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양자간 이해 수 준의 차이와 이로 인한 선호의 충돌 양상이 나타난 것은 자연스러 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꽝남성과 벤째성에 제안하는 녹색 성장 시범사업 발굴에서 공여국 측 이해관계자는 녹색성장의 개념 을 온실가스 감축 뿐 아니라 베트남의 경제적․지형적 여건을 고려해 기후변화 적응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데 비해 수원 국 측 이해관계자는 녹색성장이라는 사업의 목적보다 지역의 경제 성장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 양 자간의 녹색성장에 대한 이해 수준과 그 접근이 달라 그로 인한 선호의 차이가 발생하였음을 확 인할 수 있었다.
녹색성장에서 가장 큰 축 중에 하나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부 분인데, 기후변화 대응 사업이라는 얘기를 하면 현지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은 별로 생각을 못하고 당장 주민소득 개선이 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얘기한다.
선진국이나 공여기관은 당연히 녹색 ODA 사업으로 기후변화대응,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사업이 진행되기를 바라는게 사실이잖냐. 수원국 관계자들 은 주민소득증대라던지 그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을 먼저 제안하는게 사실이다. (KOICA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7면)
벤째성에서는 소수력발전이라는 아이템이 왜 자기네 동네에 제안되었는지에 대 한 이해가 없어서 그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제안할 때는 발전 원의 친환경성이라던지 원자력이나 석탄화력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간단한 기술만 있으면 된다던지, (현지 사정에 맞는)이런걸 고려해서 녹색성장 관련 사업으로 그 동네에 제안한 거였는데, 그쪽에서 받아들일때는 발전소는 전력생산해서 다른 지역으로 보내거나 해야(의미가 있지)……, (오히려)농업이 주력 산업인 벤째 지역에서는 논에 물 대는 시설이 더 필요했던 거다. (PMC 관 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20면)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과 베트남이 각각 다른 수준의 개발 목표를 설정한 점과 실행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녹색성장에 대한 (자국 내의) 예산이 있지만 베트남은 2-3년 동안 점진적으로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에 대한 국가 목 표 프로그램을 구축했고,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프로그램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인력자원 역시 제한적이다. (MPI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2면)
수원국과 공여국의 객관적(실제적) 상황으로부터 이해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측은 환경보호 및 자연재해 완화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는 반면 공여국 측은 녹색성장이라고 하면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재활용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베트남 꽝남성 DPI 관계자 심층면접 서면 응답 2면)
이와 같이 ‘VGGS 마스터플랜 수립사업’에서 공여국과 수원국 모두 ‘녹색성장’을 긍정적이고 지향해야할 발전 기조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식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표면적인 양자간의 입장 이다. 그러나 선진국과 개도국이라는 여건의 차이로 인해 자국의 여 건에 맞게 녹색성장을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시각 혹은 이해 수준의 차이가 확인되었으며, 이로 인해 사업의 세부적인 의사결정에 있어 이해당사자간 선호의 충돌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