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점이 있다면 한국과 베트남이 각각 다른 수준의 개발 목표를 설정한 점과 실행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녹색성장에 대한 (자국 내의) 예산이 있지만 베트남은 2-3년 동안 점진적으로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에 대한 국가 목 표 프로그램을 구축했고,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프로그램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인력자원 역시 제한적이다. (MPI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2면)
수원국과 공여국의 객관적(실제적) 상황으로부터 이해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측은 환경보호 및 자연재해 완화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는 반면 공여국 측은 녹색성장이라고 하면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재활용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베트남 꽝남성 DPI 관계자 심층면접 서면 응답 2면)
이와 같이 ‘VGGS 마스터플랜 수립사업’에서 공여국과 수원국 모두 ‘녹색성장’을 긍정적이고 지향해야할 발전 기조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식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표면적인 양자간의 입장 이다. 그러나 선진국과 개도국이라는 여건의 차이로 인해 자국의 여 건에 맞게 녹색성장을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시각 혹은 이해 수준의 차이가 확인되었으며, 이로 인해 사업의 세부적인 의사결정에 있어 이해당사자간 선호의 충돌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르기 때문이다. 사례에서 나타난 이해당사자별 사업에 대한 주요 목 적을 요약하면, 먼저 KOICA(공여국 정부)는 이 사업의 성공을 통해 베트남이라는 개도국에 녹색 산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목 적이 있었고, MPI(수원국 중앙정부)는 녹색기금이라는 새로운 원조 재원을 최대한 자국에 직접적으로 유입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 또 PMC(공여국 사업수행자)는 선진국의 한 기관이 개도국의 국가녹색 성장전략이라는 최상위수준의 계획을 수립해 주는 경험을 얻음으로 써 국내에서 관련 분야의 독보적인 위상을 점유, 기관의 명성을 유 지하는 데 목적이 있었고, 베트남의 3개성 DPI(수원국 지방정부)는 무상으로 지원되는 해외 원조를 최대한 자기 조직 내부로 유입시켜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려는 데 주요한 목적이 있었다. 이 같은 녹색 성장과 관련된 사업을 중심으로 이해당사자별 목적에 따른 선호의 충돌 양상을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KOICA는 이 사업의 궁극적 목적을 베트남의 녹색산업 진 출의 선점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이 사업과 같이 국가 수준의 상위 전략 및 계획을 수립하는 사업은 그에 따른 후속 연관 사업들이 계 속해서 형성되고, 또 사업의 형성과정에서부터 공여국이 직접 참여 하므로 이후 관련 산업의 해외 진출에 상당한 이니셔티브를 갖게 된다는 점을 계획 수립 사업의 장점으로 평가했다. 당시 이명박 정 부는 녹색산업과 기술을 중심으로 제 2의 경제성장의 꿈을 이루겠 다는 국가발전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국내외적으로 강력하게 관련 사 업을 추진하였고 정부와 기업 모두 경제적 성장에 방점이 찍힌
‘녹색뉴딜’에 동참할 것을 적극 장려하였다.
Q. 이 사업을 통해 한국정부가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목표는 무엇 이었습 니까?
A. 베트남의 녹색산업 진출 선점. 국가개발전략 컨설팅은 여타 단발성 지원사 업 대비 여파가 월씬 큼. 전략 컨설팅 사업은 반드시 후속사업을 수반하며 이
에 대한 선점이 가능함. (KOICA 관계자 심층면접 서면 응답 2면)
예를들어서 한국이 베트남의 최상위 계획을 세워주면서, 여기는 태양광을 해야 한다, 감축목표를 몇 %까지 하고, 태양광을 몇 기가를 설치하고... 뭐 이런 걸 하면 많은 공공사업 발주가 날 수밖에 없는거고 그것에 관련해서 우리가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수밖에 없는거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상위 계획을 세워준 데 서 F/S를 하게 되고, F/S를 하면 또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회사가 또 그 사업을 맡아서 진행하게 되고 그러니까……(KOICA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3면)
한편, 공여국 PMC 컨소시움과 MPI 사이에도 사업을 통해 이루 고자 한 목적의 간극이 매우 컸는데, 그 대표적인 사안으로 사업의 핵심내용에 대한 양자간 이해와 선호가 달라 사업명을 각각 다르게 칭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즉, 베트남 MPI는 이 사업을 자국의 ‘베 트남 녹색성장전략(VGGS)’의 이행을 위해 한국이 지원하는 사업으 로 이해한 반면, 한국 PMC는 자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전문 가들이 직접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 주는 사업으로 이 사업의 목표 를 이해했다. 공여국 PMC는 한국의 녹색성장 경험이 국내적으로 한 계가 있다할지라도 개도국의 녹색경제로의 전환은 녹색성장의 새로 운 모델이 될 수 있으며, 녹색성장전략의 모델을 한국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것에 경도되어 있었다. 이러한 양 자간의 극명한 차이는 사업을 명명하는 것에서부터 나타났는데, 사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착수보고회에서 공여국 측(PMC)은 사업명을 KOICA와의 계약에 서와 같이 ‘VGGS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Project Establishing the Master Plan for VGGS)’이라고 칭한 반면, 수원국 측(MPI)는 착수보 고회 때부터 이 사업의 이름을 ‘VGGS 이행을 위한 지원 프로젝트 (Project for Supporting VGGS Implementation)’이라고 공식화 했다 ([그림 4-4] 참조).
[그림 4-4] 사업명에 나타난 PMC와 MPI의 사업 목적 이해의 차이
(PMC 컨소시움)은 녹색성장전략을 수출한다는 목적으로, 우리가 가서 베트남의 녹색성장 계획을 수립해 준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중략) 베트남 측 입장에 서 생각해 보면 그건 이미 10개월이나 지난 얘기였다. 그런데 KEI는 KOICA가 당초 얘기한, 요청서에 나와있는 내용 그대로 하려고 했던거다. (중략) 이러한 양쪽 입장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 바로 사업의 타이틀에 대한 양측의 반응을 보면 알수 있는데, 한국어로 하면 베트남 측에서는 어떻게 쓰든 상관 없지만, 모르니까. 근데 영어로 쓰면 이게 달라지는 거다. 전략의 수립 주체가 한국이 아니라 MPI는 이미 자신들이 직접 수립한 전략을 이행하는 것을 “지 원”해 주는 사업이라고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PMC 관계자 심층면접 전 사록 10면)
V.O. 에 파견되어 있을 때 진행된 사업이라 누구보다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데, VGGS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도 한국어 제목으로 보면 이렇지만 영문 타이틀 을 보면 (지방정부 녹색성장 계획 수립)지원 사업 이라는 거 아시잖아요. 내셔 널은 아니었잖아요? (KOICA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4면)
베트남이 녹색성장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이행계획을 구축하는 것을 지원받고, 3 개의 지방 성에서 시범적으로 지역 녹색성장 이행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지원하 는 실험을 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였다. (MPI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3면)
이와 같이 사업 착수 시기부터 양자간 사업에 대한 목적의 차이 가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PMC는 수원국의 요구사항 혹은 직접 적 필요를 고려하지 않은채 지속적으로 기존 과업 방향을 견지했고, PMC 컨소시엄의 보수적이고 다소 위압적인 태도에 대해 KOICA와
MPI 모두 PMC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했다고 비판적으로 평가 하는 동시에 이러한 PMC의 능력 한계가 이해당사자 간 선호 충돌 의 요인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PMC 총괄책임자가 처음에 우리(PMC)가 가서 좀 터프하게 보여야 한다 는 이미 지를 갖고, 우리가 아래로 내려다 보는 입장에서, 또 우리 박사 몇십명이 서울 에서 참여하고 있다는 위압적인 뉘앙스로 접근했다고 생각한다. (PMC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6면)
사업 시작을 할 때 베트남 측에서는 그런건 이미 필요없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 는데, PMC는 오히려 베트남이 원하는 바를 해줄 능력이 없었던 거다. (중략) 우리가 계획했던 연구 진행 스케쥴표를 보면 법제도, 이행기구, 마스터플랜 다 수립한 다음에 이걸 기반으로해서 지방정부 녹색성장 계획을 수립하는 걸로 이 해를 했었다. 한국측 전문가는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KEI든 ENC든. (PMC 관계 자 심층면접 전사록 11면)
한국은 이 사업의 이름 VGGS “수립”이라는 거에 연연했고... (중략) KOICA 도 PMC로 선정되었던 컨소시엄도 모두 한국이 베트남의 국가 전략과 계획을 수 립해주면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KOICA 입장에서는 이런 모양이 더 멋있어 보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게 사실이다. (PMC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18면) 처음에 따로 다녔잖아요. KEI가 내셔널 뭘 다 해주겠다고 그러고, 그 뒤에 ENC 따로 가서 또 뭐 하겠다 그러고 그러니까 MPI도 그거에 대한 피로도가 있었고 요, KOICA에 그런 컴플레인도 있었어요. (KOICA 관계자 심층면접 전사록 12면) 실제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워낙……. 하……. 연구기관의 특징이기도 한데, 책임연구원을 뒀잖아요, VGGS 사업에서도 4개 분야별로. 아예 그걸 그렇게 책 임을 다 찢어놨잖아요. 거의 네 개 사업 따로 하듯이. 뭐 법 따로, 마스터플랜 따로.. 서로 모르고, 여긴 진도 막 나가고 있는데...그리고 처음에 그 뭐였죠?
어느 박사님이 베트남은 원하지도 않는데 취약성 평가해 주겠다고 해서, 심지 어 막 장비도 사고해서 뭐 막 하고 계셨어요 진짜. 모델도 돌리고 하고 있는데 베트남은 그거 필요 없다고 하고. 그래서 PMC라는 기관 안에서의 분야별 책임 간 코디네이션이 아주 썩.. 훌륭했다고 보기는 어렵죠. (KOICA 관계자 심층면 접 전사록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