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색성장 개념과 국가 녹색성장 전략
21세기에 들어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세계적 경기 침체가 지속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녹색 경제 및 녹색성장에 대한 필요성이 대 두되었다. ‘녹색성장’이라는 용어는 2005년부터 국제사회에서 공 식적으로 사용되었는데, 국내에서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을 기 점으로 녹색성장 이슈가 국정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2008년 8․
15 경축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한국 사 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로 설정하고 국가전략으로 선포하였다. 이명 박 당시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의 개념을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며,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국가발전 패러다 임”으로 정의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2009년 1월 녹색뉴딜사업 추진방안의 발표, 7월에는 중장기 녹색성장 마스터플랜인 ‘녹색성 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을 수립하였다(김선기 등, 2010). 녹색 성장위원회(2009)는 녹색성장전략의 수립 배경으로 첫째, 지구 온난 화로 인한 환경위기의 심화, 둘째, 글로벌 에너지․자원 고갈의 심화, 셋째, 신성장동력 창출의 필요, 넷째, 기존 경제성장 패러다임의 한 계를 극복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꼽았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녹색성장의 개념을“경제성장을 하되, 경제성장의 패턴을 환경친화적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정의하고 환경적 측면 을 강조하면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녹색성장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전략은 경제성장을 강조하 고 있는데,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시장과 일자리의 창출이 필수적이 며 이를 위해 제시한 것이 바로 한국의 그린 뉴딜(Green New Deal) 정책이다. 그린뉴딜 정책은 UNEP가 발표한 The Global Green New Deal(GGND)을 한국식으로 벤치마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UNEP는 녹색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시장 창출을 GGND라고 정의하고 2008년 영국 런던에서 신성장동력으로 GGND 정책을 제시, 국제사 회에 환경분야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주문했다(UNEP, 2009). 그러나 UNEP에서 정의한 그린 뉴딜의 정의와는 달리 이명박 정부의 국내 녹색뉴딜 사업은 4대강 사업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으로 실현되면서 전통적인 뉴딜의 덫에 갇혀 허울뿐인 녹색사업이라는 비판을 받았 다(이상헌, 2009). 국가 녹색성장전략의 수립과 이행을 전담했던 녹 색성장위원회의 녹색성장 개념에 대한 정의 외에도 이지훈 외(2008) 의 연구에서는 “저탄소화 및 녹색산업화에 기반을 두고 경제성장 력을 배가시키는 신성장 개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4대강 사업과
같은 국내 녹색성장 사업의 실체와 더불어 이와 같은 정의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환경을 고려한 성장 혹은 환경이 경 제성장을 선도하는 개념이라기 보다 신기술과 산업 중심의 경제성 장에 치우져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한편, 녹색성장 개념에 기초해 국가전략이 수립되었는데, 이 역 시 이명박 대통령의 2008년 8․15 경축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추 진되었다. 녹색성장 국가전략 수립을 주관한 녹색성장위원회(이하, 녹색위)가 2009년 2월 출범하였고, 같은 해 7월 녹색위는 「녹색성 장 국가 전략 및 5개년 계획」을 수립․발표하였다. 미래기획위원회 (2009)는 녹색성장 국가전략에 대해 “녹색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하여 경제․산업구조는 물론이고 전반적인 삶의 양식을 저탄소․친환경 으로 전환하는 국가전략”이라고 정의하면서 기술에 기반한 경제성 장을 목표로 녹색성장 기조를 국정 및 국토관리 전반에 적용 시도 하였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을 국가의 향후 60년 비전 으로 삼고 이에 따른 3대 전략과 10대 정책 기본 방향도 제시하였 다([표 3-1] 참조). 또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 ‘녹색기술 연구 개발 종합계획’, ‘신성장 동력 비전 및 발전전략’ 등 하위 기본 및 종합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저탄소 녹색성장의 3대 전략과 10대 정책 기본 방향을 실현하고자 했다.
녹색성장 전략의 실제적 이행을 위해 법적 제도를 수립하는 과 업도 동시에 진행되었는데, 바로 녹색성장 기본법과 시행령의 제정 이다. 녹색성장정책을 지원하는 기본법으로 2010년 1월 「저탄소 녹 색성장 기본법」(이하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였고, 같은 해 4월에 시행령도 제정하였다. 기본법은 에너지기본법,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용․보급 촉진법, 지속가능 발전 기본법, 기후변화 대책 기본법 등의 기본법의 상위법으로서의 법적 지위도 부여받았다. 녹색성장기본법 에 따르면 녹색성장 전략 추진의 기본 원칙을 “기후변화․에너지․자
원 문제의 해결, 성장동력 확충, 기업의 경쟁력 강화, 국토의 효율적 활용 및 쾌적한 환경 조성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국가발전전략”
을 추진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시행령 4조(저탄소 녹색성장 국가전략 5개년 계획 수립)와 7조(지방추진계획의 수립 등)에 따라 매 5년마다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는 녹색성장 이행계획 및 지역녹 색성장 추진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한국
비전 전략 정책 기본방향
세 계 5 대 녹 색 강 국
기후변화 적응 및 에너지 자립
1. 효율적 온실가스 감축 2. 탈석유·에너지자립 강화 3. 기후변화 적응역량 강화 신성장
동력 창출
4. 녹색기술개발 및 성장동력화 5. 산업의 녹색화 및 녹색산업 육성 6. 산업구조의 고도화
7. 녹색경제 기반 조성 삶의 질
개선과 국가위상 강화
8. 녹색국토·교통의 조성 9. 생활의 녹색혁명
10. 세계적인 녹색성장 모범국가 구현 출처: 녹색성장위원회(2009)
[표 3-1]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 및 전략
이러한 주요 전략과 전략 이행을 지원하는 법규의 기조와 내용 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명박 정부의 국가 녹색성장전략의 특징 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녹색성장 국가발전 전략은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경 제성장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녹색성장의 시작을 알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온실가스와 환경오 염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고 정의하고, 녹색성장 3대 전략 과 10대 정책에서도 녹색성장전략이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
면서 침체 위기를 격고 있는 국내 경제사정을 의식하는 동시에 기 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라는 국제적 여건을 고려하여 ‘녹색’과
‘성장’이라는 다소 대립되는 개념을 하나의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통합하여 개념짓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김은경, 2010). 이는 기후변화 및 자원 위기라는 국제적 여건과 지속가능발 전 개념을 통해 그 간 국내에서도 주요하게 다루어졌던 환경에 대 한 관심과는 달리 효율적 자원의 이용과 높은 기술력을 활용한 경 제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김정식, 2012; 윤경준, 2012). 때 문에 녹색성장전략을 환경과 경제성장을 동등하게 중요시하는 지속 가능발전 개념과는 달리 국내외적 여건 변화에 따른 새로운 경제성 장전략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둘째,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은 한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맥을 잇는 ‘중앙정부 중심의 종합계획형’ 국가전략 및 이 행계획이라는 특징이 있다.31) 녹색성장 전략과 함께 제시된 ‘저탄 소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대한 민국의 압축적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권위주의 시대의 정부 주도형 경제성장 계획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녹색성장위원회(2011)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권위주의 국가의 경우 경제 번영을 위한 중앙 통제 수단이었으며, 민주 국가는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겨냥한 행정 방식의 하나였다”
라고 언급하고 있다. 또 1962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에 대해 “중앙정부가 우리나라의 절대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 성장에 전력투구한 기관 형성(institution building)이었으며 이는 우리 사회를 전통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이끈 견인차였다”고 덧붙 이고 있다. 즉 산업 근대화의 최정점에 다른 대한민국 사회가 생태
31)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은 1962년부터 1981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추진되었으며 1982 년부터는 ‘경제 사회 발전 5개년 계획’으로 이름을 바꾸어 1996년까지 총 7차에 걸쳐 35년간 실시되었다.
근대화를 실현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 이며,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통해 과거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국가 중심의 통제를 통한 경제성장의 영광을 다 시 한번 온 국민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국가 발전 전략의 철학과 포부가 담겨 있다. 특히 기본법과 시행령을 통 해 중앙정부뿐 아니라 광역지자체도 지역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을 수립․추진하도록 함으로써 중앙에서부터 지역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일관된 정책 통일성과 일사불란한 정책 추진 방식을 취하겠다는 의 지를 분명히 하였다. 이와 같이 중앙정부의 통제하에 지방정부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국가 종합발전계획의 형태를 취한다는 점이 녹색 성장 전략 및 이행계획의 특징이다.
셋째, 한국 정부는 녹색성장 전략을 통해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 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특히 녹색산업의 수출을 중심으로 녹색성 장 이슈에 대해서는 국제적 리더 역할을 선점하고자 했다. 반도체 및 IT 산업 등에서 세계적 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우리나라가 새롭게 선점할 수 있는 부분으로 녹색산업을 지목하고 저탄소 녹색성장 비 전을 통해 세계 5대 녹색강국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신재생에 너지, 신형 원자력발전소, 수처리 플랜트, 그린카, U-City 등을 주요 신성장동력 녹색기술 산업으로 꼽았다(이기종 등, 2009). 신산업의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적 국토를 넓혀가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녹색 산업의 해외진출 노력은 특별히 지리․문화적으로 인접한 아시아 개 도국을 대상으로 녹색 ODA로 대표되는 개발협력 분야로 확장되었 다. 녹색 ODA를 통한 국제사회에서의 녹색 이니셔티브 선점노력은 녹색성장 관련 국제기구의 출범 및 유치 노력으로도 이어졌다.
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의 출범과 GCF(Global Climate Fund) 유치가 그 대표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