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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국가의 재정사회학적 접근

점이다(Steinmo, 1993; Prasad, 2006). 직접세의 경우 소득재분배 기능은 크지만 사회세력들 의 동의를 구하기가 어려워 국가의 과세역량이 제약되는 반면, 간접세의 경우에는 재분배 측면에서는 역진성을 갖지만 반대로 사회적 마찰을 피해 과세하기가 용이하다. 그러므로 유 럽 국가들이 역진적인 방식으로 세금을 걷어 관대한 복지국가를 유지하는 경우라면, 영미권 국가들은 누진적인 과세전략을 택한 결과 복지국가의 성장 자체가 제약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Prasad, 2006).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

국가의 저축동원전략은 재분배의 정치에도 매우 독특한 영향을 미친다. 앞에서 지적했듯 이 국가의 과세행위는 불가피하게 복지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재분배의 정치는 일반적으로 조세부담 분배와 복지지출의 분배라는 두 가지 변수에 의해 규정된다. 하지만 저축동원전략을 추구할 경우 국가는 반대급부로서 복지지출보다는 저축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성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가계저축은 개개의 규모가 영세하고 그 주체가 광범위 해서 개별 저축자에 대한 세심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한국은행, 1978). 따라서 국가는 저축장려를 위해 가계의 현금흐름에 미시적으로 개입해 들어가는 한편, 가계저축과 가계의 재산형성을 촉진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의 과실을 향유케 하는 독특한 재분배 메커니 즘을 구축하게 된다. 이상의 내용들을 그림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 1-3>은 국가의 과세행위가 공공복지의 도입을 불가피하게 한다는 점을 보여주며, 여기서는 이를 일종의 ‘복지협상’으로 개념화하였다. 반면, 저축을 통한 동원의 경우에는 저 축이라는 수단 내에 재정적 기능(국가적 차원)과 복지적 기능(개인적 차원)이 혼재되어 있 기 때문에 굳이 ‘복지협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3> 복지협상과 저축동원전략의 비교

국가가 어떤 재정전략 혹은 자본동원전략을 취하는가에 따라 축적과 정당성의 모순, 재 분배의 정치, 그리고 권리와 의무의 문제는 매우 다르게 제도화될 수 있다. 제솝은 국가를 전략이 정교화되는 장소로 규정하고, 정치적 전략이 없이 국가체계의 통일성과 국가의 활동

저축을 통한 동원

조세 복지협상 공공복지

을 이해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그는 국가엘리트가 국가의 활동에 일정한 일관성 을 부여하기 위해 발전시키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Jessop, 1990: 369-370). 특히 국가의 과세행위 또는 자본동원은 국가와 사회가 조우하는 매우 핵심적인 장소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가의 재정전략 혹은 자본동원전략은 국가와 사회 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준다.

그런데 그 동안 개발국가론은 정책금융이 한국 산업화전략의 매우 중요한 특징이었다는 점을 강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국가-기업관계에 미치는 영향에만 주목했을 뿐, 이 를 국가-사회관계 그리고 시민권 차원의 논의로 전개시키지는 못했다(Evans, 1995; Chang and Turner, 2011; 김도균, 2012: 165). 반면, 오도넬은 국가가 어떠한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 하는가에 따라 국가기구 및 국가-사회관계의 형성이 매우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국가수입이 주로 석유판매수입이나 다국적 자본의 광구사용료에 의존할 경우 국가 기구는 사회에 대해 매우 강제적인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크고, 사회계급들에 대해서도 훨 씬 큰 자율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O'Donnell, 1980).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임현진은 국가는 단순히 지배계급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반영물이라기보다는 재정적 역량이나 행정 적 능력의 여하에 따라 계급관계를 구조화 시킬 수도 있고 자본축적을 주도할 수도 있는 하나의 독자적인 조직체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임현진, 1987: 418-9).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개발국가의 저축동원전략이 민주주의와 사회적 권리, 그리고 복지국가의 발달에 어 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12)

국가의 과세행위는 그것이 근본적으로 권리와 의무의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매우 중 요한 정치적 함의를 지닌다. 그런데 국가가 감세전략을 취할 경우 이는 의도했든 안 했든 사회적 권리와 사회적 연대의 토대를 매우 취약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Tilly, 2007). 반면 저축은 재산증식을 통해 개인주의나 가족주의 의식을 급속히 확산시킴으로써 사회적 연대 의 기반을 축소시키고, 연대의 폭을 가족 단위로 축소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교 사적 관점에서 서구 유럽에서는 조세를 통한 동원이 의도치 않게 사회적 권리의 발달과 복 지국가의 등장으로 귀결되었던 반면, 한국에서는 저축을 통한 동원이 궁극적으로 ‘사회적 권리 없는 민주주의’(최장집, 2005)의 경로를 형성하게 되었다는 가설을 제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2) 재정사회학적 연구들은 중동이나 남미 산유국, 동유럽의 체제 이행국가들의 경우는 서구와 달리 석유나 천연가스 판매 등 비조세수입을 국가의 주된 재정수입원으로 삼아 왔으며, 이러한 재정구 조 및 재정전략이 국가의 자율성과 역량을 높일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주의의 발달에는 부 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을 지적한다(Ross, 2001; Herb, 2005; Tilly, 2007; Brautigam et al.

2008, Moore,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