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연구 참여자들의 프로그램 경험
5.5 사회적 공유와 확장: “경이로운 순간을 함께 하고 싶어요”
“그 경험이 계속 가는 것 같아요.”
민서는 다른 사람들과 도둑게의 산란을 보면서 ‘같이 그런 놀라움을 느껴서’ 더 즐거웠고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하는 것이 더 감동을 느꼈다. 수연은 프로그램 둘째날 아침에 로드킬 모
니터링을 마친 후 참여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 각과 의견을 통해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 었던 것을 의미 있게 기억하고 있었다. ‘건우’는 학생들이 ‘신기하고 놀 라운 경이로운 경험’을 하다 보면 ‘호기심과 흥미를 좀 더 끌어올 수’ 있 고 그런 경험은 ‘수시로 기억이 꺼내지고’ 다른 경험과 연결되기 때문에 경이로움 체험에 교육적 의미를 부여하고 학생들에게 경이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 했다.
민서: 그 순간을 봤을 때 경이로움. 그리고 이제 같이 거기 계시는 분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만 같이 그런 놀라움을 느꼈을 때 그게 또 즐거웠어요. 아이들한테 되게 막 그 경이로움을 애들이랑 부 모님들이랑 같이 느꼈다는 게? (2019년 05월 08일)
정아: 그냥 가족 간의 시간. 여행 기억 그거였던 거 같아요. 단순히 그게 그냥 교육적일 것이라는 거 말고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우리 그 곳에 함께 있었다는 기억. 가족의 기억. 문화가 되는 게 좋은 것 같아 요. 게 산란이라는 자연현상 적인 거 말고 우리가 함께 거기 가서 봤 고 동네를 돌아볼 수 있고 문화의 기회가 되는 게 게의 산란을 보러 가는 거 같아요. (2019년 05월 29일)
건우: 학교에서 작물을 키우거나 하는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근데 그런 활동들은 쉽게 질려하고 지루해 하고 이거를 뭔가 재미로 안 느끼고 노동으로 느끼더라구요. 나는 그냥 일을 한다. 그럼 흥미가 떨어지고 계속 식물을 안 보게 될 것 같은 그래서 제가 지금 생각하기에는 아 직 중학생일 때 최대한 다양하고 신기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그러면 그러고 나서 몇 번 경험을 하다 보면 이 제 스스로 관찰하면서 신비한 부분들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다양 하고 신기한 경험? 그런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요. 예를 들어서 갯벌체험을 했으면 제가 어릴 때 했던 갯벌체험은 그냥 계속 있다가 지금에 와서 갯벌이라는 걸 꺼내 보니까 아 갯벌이 있었어. 갯 벌체험 했던 거 같아. 그러고 끝이 나잖아요. 근데 뭔가 경이로운 경
그 때 기억이 연결되고 그렇게 계속 연결되는 것 같아요. 연속성 (2019년 03월 06일)
진희: 그냥 처음엔 볼 때는 너무 신기하다. 거기서 찍은 동영상을 친구들 보여줬거든요. 친구들도 아 이게 벌어지는 거였어 부터 해서 그게 열 고 싶다고 열어지는 거였어? 친구들이 너무 신기하다고 이걸 보는 거 자체가 신기하고 (2019년 02월 21일)
모든 참여자들은 도둑게의 유생털이를 관찰한 경험과 감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둑게의 유생털이라는 경이로운 경험에 대해서 주변 친구들이나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동영상으로 보여주 거나 이야기했고, 민서는 도둑게의 유생털이를 촬영한 것을 SNS에 공유 하기도 했다.
민서: 자연의 신비를 느꼈죠 좋았어요. 그걸 동영상으로 인스타에 올렸어 요. 다른 분들도 알았으면 좋겠어서 교사 친구들이 게장 먹었는데 너 무 미안하다 게한테 그런 댓글을 단 친구도 있었고 징그럽다고 한 친 구도 있었고 많은 사람들하고 같이 공감하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 들었어요. (2019년 05월 08일)
현민: 저는 어디 가서 그 이야기를 충분히 너 도둑게라는 거 아냐? 말로 설명을 못해주겠는데 그것이 갖는 감동을.. 근데 어른들한테 그 이야 기를 해주면 어른들이 오히려 더 좋아해요. (2019년 04월 21일)
프로그램 참여 후 1년 후인 2019년 여름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했을 때 10명의 연구 참여자 중에서 9명이 다시 참여를 희망했다. 9명 중 6명은 다른 가족이나 학부모 공동체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지 문의 했다. ‘민서’는 친구들과 함께 가도 될지 문의했고, ‘건우’는 지도 중인 생태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두 가족과 함께 가도 되는지 문의했다. 이렇 게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그 경험을 가족, 친구, 연인, 운영 중인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다시 경험하고 싶어
했다.
참여자들은 생태와 환경에 대한 관심, 어촌에서 즐거웠던 유년 시절 의 기억, 자녀의 체험, 교사로서의 전문성 신장,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 착 등의 이유로 프로그램에 신청했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난 후에는 각자 자신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에서의 인식과 경 험을 재구성하고 확장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진희의 자녀는 길에 죽어 있는 벌레를 보면서 도둑게의 로드킬을 떠올리는 것을 보면서 프로 그램에서의 경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수로를 올라오는 물고 기를 보면서도 프로그램 전과는 다르게 뭔가 이유가 있어서 이동하는 것 으로 이해하며 도둑게 프로그램에서의 경험을 떠올렸다. 다른 참여자 보 다 유독 진희의 가족은 프로그램이 끝나고 6개월 이상 지난 후까지도 도둑게의 로드킬을 기억하면서 가족들의 대화에 등장하고 있었다. 이것 은 진희의 어린 시절 갯벌 경험과 가치관의 영향으로 보였다.
진희: 이번에 대만을 갔다 왔는데 이름을 모르는 벌레들이 있는데 많이 있는데 똑같이 자전거 같은 거에 죽어 있는 거를 보고서 그게 눈에 들어왔나 봐요. 엄마 그 때 게도 이렇게 자동차에 해서 죽었었는데 얘 들도 그러네 엄마 조심히 걸어 그러더라구요. 대만에서 또 게는 아니 고 물고기 수로에 물고가 올라오고 있더라구요. 이제 강에서 이렇게 큰 하천은 아니었고 쪼그마한 거였는데 커다랗게 올라오고 있더라구 요. 예전 같으면 얘네들이 뭐하는 건가 생각도 없을 텐데 그냥 올라오 네 했을 텐데 애들이랑 했던 얘기가 턱이 있어서 물고기들이 올라오 기가 어렵더라구요. 저럴 때 뭔가 하나 있으면 애들이 올라올 수 있는 물길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얘기를 했어요. 애들이랑 저랑 같이. 뭔 가 있으니까 올라오려고 할텐데 힘들어 하니까 계속 얘기를 하게 되 니까 그게 계속 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대만에서 했어요. 도시에 사니 까 이런 걸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가 자연으로 가서 보고 하니까 이렇 게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2019년 08월 02일)
혜린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로드킬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인터넷이나 책, 기사에서 로드킬에 대한 것들이 눈의 띄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참여하기 전에는 몰랐던 단어였지만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된 후에는 언론을 통해서 인식할 수 있었고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혜린: 로드킬이라는 단어도 그 때 처음 알았어요. 상식이 좀 짧죠? 그 말 도 처음 알았죠. 그렇게 로드킬을 당한다는 거. 그 뒤로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로드킬이라는 단어가 인터넷 같은데도 책이나 이런데도 언급이 되더라구요. 근데 제가 눈에 보이더라구요. 그걸 다룬 가사도 보고. (2019년 05월 14일)
5.6 지역사회의 변화: “내년에는 70% 이상의 로드킬을 줄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