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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돌봄에서 사회적 돌봄으로: 탈젠더화 없는 부분적 탈가족화의 한계

2장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직업으로서의 요양보호사 도입

크와 네이밍을 선정하였는데, 요양보호사를 ‘효나누미’로 제안했다. 효는 감사의 마음 이며 가족이 가져야할 근본으로서 요양보호사도 돌봄수혜자인 노인의 가족이 되어 효를 실천하는 사람으로 설명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규정하는 요양보호사는 단순히 돌봄서비스의 확대로 생 겨난 새로운 직업 중 하나가 아니다. 적절한 노인 돌봄을 제공하는 전문인력이면서 가족의 돌봄이 국가의 역할로 전환되면서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보존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도록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2. 가족 돌봄에서 사회적 돌봄으로: 탈젠더화 없는 부분적 탈가족화의

시간까지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돌봄이 필요한 중증 노인이나 치매 노 인에 대해서는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또다른 상품화된 돌봄을 구하지 않고서는 돌봄 수혜자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장기요양시설을 이용할 때와 비교해서 탈상품 화되는 효과가 적은 것이다.

노인들이 장기요양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부담하는 비용의 적절성 면에서도 탈상품 화 정도가 낮다. 노인들이 본인부담금을 낼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요양서비스에 접근 하지 못하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서비스 이용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서비스에 대한 권리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본인부담금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이윤경, 2009: 24). 재가 요양서비스의 본인부담율은 15%로 노인장기 요양보험제도 도입시 참조가 된 일본과 독일 제도와 비교해서 높은 편이다. 일본 개 호보험제도에서는 본인부담금은 시설과 재가 급여 모두 10%이고 독일은 시설 이용자 에 대해서만 10%를 내도록 되어 있다(제갈현숙, 2009b: 224). 돌봄대상자들에게 본 인부담금의 여부는 장기요양서비스의 이용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석재은, 2008a:

31).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기초수급자보다 일반노인이나 의료급여자의 재가 요양서비 스 이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본인부담금 부담 때문에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이 다(이윤경, 2009: 25).33)

두 번째로 재가 서비스는 탈가족화 정도도 높지 않다. 돌봄의 탈가족화는 돌봄이 가족 밖에서 혹은 가족구성원이 아닌 사람들이 돌봄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송다 영, 2014: 424).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조2항에는 장기요양급여는 노인 등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정에서 장기요양을 받는 재가급여를 우선적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고 명시되어있다. 재가 서비스의 본인부담금 비율이 요양시설 이용시보다 낮은 이유 도 재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재가 서비스는 요양시설의 이용보다 탈가족화 효과가 낮다. 요양시설에서는 가족들의 도움 없이 노인 돌봄이 가능하지만, 재가 서비스는 한정된 시간 동안만 제공되므로 나머지 시간 동안 노인을 돌봐줄 가 족을 필요로 한다.

33)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는 노인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 본인부담금의 비율이 다르게 부과한다. 일반 노인은 재가 서비스를 이용할 때 15%를 부담하지만, 기초수급자는 무료이 고, 의료급여수급권자나 소득이나 재산이 일정금액 이하인 자 등 경감대상자는 7.5%를 부 담한다. 본인부담금을 내지 않는 기초수급자는 장기요양서비스를 신청하는데 부담이 없지 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본인부담금이 장기요양서비스 신청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장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직업으로서의 요양보호사 도입

결과적으로 재가 요양서비스는 돌봄을 재가족화 시키는 기능을 했다. 재가 서비스 의 목적은 가족들이 돌봄을 가족내에서 계속 지속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Fischer &

Eustis, 1994: 288).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 입되었지만, 충분히 그 부담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가족 요양보호사 제도도 돌봄을 재가족화하는 기능을 했다. 가족 요양보호사는 가족의 돌봄을 덜어주기 보다 는 가족의 돌봄에 금전적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돌봄을 재가족화했다.

탈가족화 정도가 낮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가족내 성별분업을 지속시키는 역 할을 한다. 특히 가족 돌봄 제공자에 대해서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들은 가족 돌 봄을 강화하고, 돌봄을 다시 사적인 영역으로 재배치함으로써 전통적인 성별분업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이삼식외, 2012: 55). 요양보호사가 방문을 하더라도 가족내 여성들이 나머지 시간에 노인을 돌보는 역할을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기요양보험제도는 탈젠더화를 배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족내에 서 돌봄의 탈젠더화와 관련해서 장기요양서비스의 도입은 노인 돌봄에 대한 성역할 의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대부분 노인의 배우자나 딸, 며느리 등의 여성들이 가족 요양보호사를 담당하면서(최인희·김정현, 2013), 사적 영역에서 돌봄은 여성의 역할로 유지되었다.

전체 요양보호사의 공급 측면에서도 탈젠더화는 고려되지 않았다. 요양보호사라는 새로운 직업의 도입은 여성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접근되었다. 2000년대 중 반부터 정부는 전업주부나 경력단절 여성 등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일자리 육성 분야로 사회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돌봄은 사회서비스를 제도화하는 영역의 하나로 선정하고, 이를 위한 여성전문인력 양성을 염두에 두었다(여성가족부, 2005, 2006). 그리고 참여정부는 사회서비스를 주요 정책의제로 설정하면서 공공과 민간에 대한 일자리 창출 주요 전략분야로 다루었다. OECD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일하는 인력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은 데 비해, 노인 인구의 급증으로 보건의료, 사회복지 등의 사회서비스 부문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 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오은진·노대명, 2009: 3).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도 여 성과 중고령층에게 적합한 취업을 제공하여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보건복지부, 2009a).

보건복지관련 산업 일자리에 여성이 79%를 차지하는 만큼(보건복지부, 2013),34)

이 영역이 여성일자리로서 여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요양보호사의 탈젠더 화를 위한 조치가 시행되지 않았다. 정부가 유급 돌봄노동 직업을 적극적으로 여성의 일자리로 육성했고 남성 노동자를 돌봄 직업으로 유인할 만한 대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돌봄을 남녀 공동의 일로서 변화시키는 탈젠더화 전략은 배제된 것으 로 볼 수 있다.

가족의 돌봄이 사회의 돌봄으로 확대되었지만 가족내에서 여성의 일로 규정된 돌 봄이 공적 영역에서 여성노동자의 일자리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돌봄 부담을 덜어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된 여성을 대신하여 또 다른 여성이 노인의 돌봄을 맡는 방식 으로 조직되었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면서 선택하는 일이 요 양보호사이기도 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특히 재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돌봄이 조직된 방식을 분석하 면 노인 돌봄의 탈상품화와 탈가족화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노 인 개인이 가족의 도움이나 상품화된 돌봄을 구입하지 않고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장기요양서비스는 탈상품화되지도, 탈가족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탈젠더화 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가족내에서 돌봄을 남성도 공유할 수 있도 록 독려하거나 또는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에 남성 노동자가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조 치 없이 돌봄의 젠더화는 계속 지속되고 있다.

제3절 노인장기요양기관 확대와 요양보호사 수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