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질적 연구의 설계
질적연구는 연구참여자의 견해와 관점을 연구를 통해 제시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통찰력을 제공한다(Yin, 2013[2011]: 35). 질적 연구를 하는 이유는 문제의 본질에 있다. 특정 분야의 연구는 질적연구가 더 적절하 다는 것이다. 질적연구는 어떤 현상 뒤에 놓인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밝히고 이해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이미 알려진 것들에 대한 새롭고 신선한 시각을 제공 하기도 한다. 더불어 질적방법은 양적방법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현상을 상세 히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다(Strauss & Cobin, 1996[1990]: 25-26). 이런 점에서 질적 연구의 주된 관심사는 특정 범주나 변수보다는 심도 있는 묘사를 통해서 연구참여자 의 복잡한 세계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알리는 데 있다(Padgett, 2001[1998]: 24). 특히 사람들의 삶이 이루어지는 사회적·제도적·환경적인 맥락의 조건을 다룬다. 맥락적 조건은 많은 면에서 모든 인간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사회과학 연구 방 법으로는 이러한 조건을 다루기가 어렵다(Yin, 2013[2011]: 36).
따라서 요양보호사들이 실제 어떤 노동경험을 하는지, 관련된 행위자들의 돌봄노동 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어떤지를 분석하고, 그와 관련된 맥락적 조건을 다루는 데 있 어서 질적 연구방법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관련 행위자들의 상호작용 속에 서 돌봄노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1장 서론
2) 면접조사 과정
이 논문은 재가 요양보호사가 여러 행위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어떻게 돌봄노동을 경험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요양보호사와 직접적 으로 관련되는 대상을 연구참여자로 포함시켰다. 요양보호사는 물론, 장기요양서비스 를 받는 돌봄수혜자와 그 가족,20) 요양보호사를 관리하는 기관장이나 관리자를 연구 참여자로 선정했다. 이 행위자들의 인식과 입장을 요양보호사의 인터뷰만을 통해서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 집단을 대상으로 하지만 요양보호사의 노동 경험이 중심이 되는 만큼,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노동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 다.
노인장기요양보험급여는 크게 재가 급여와 시설 급여로 나뉜다.21) 재가 급여는 요 양보호사나 간호사가 가정으로 방문하여 돌봄수혜자를 돌보거나 목욕, 의료서비스 제 공하는 것으로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기타재가급여로 나뉜다.22) 이에 비해 시설급여는 요양에 필요한 시설과 설비 및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에 장기간 입소하여 신체활동을 지원받는 것이다(보건복지부, 2008b).23) 이 연구에서는 재가 요양보호사의 노동경험을 파악하기 위해서 재가 서비 20) 이 논문에서 돌봄수혜자는 장기요양서비스를 받는 노인 등 대상자를 의미한다. 돌봄수혜
자의 가족들은 노인의 가족이나 보호자라는 단어로 표현하였다.
21) 그 외 특별현금급여가 있는데 도서·벽지 지역 등 요양시설이 현저히 부족한 지역에 거주 하는 자 등 불가피하게 가족 등으로부터 장기요양을 받는 경우에 현금 급여를 지급한다 (보건복지부, 2008b: 11).
22) 방문요양은 장기요양요원(요양보호사)이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문하여 신체활동 및 가사활 동 등을 지원하는 것이고 방문목욕은 장기요양요원(요양보호사)이 목욕설비를 갖춘 장비를 이용하여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문하여 목욕을 제공한다. 방문간호는 장기요양요원인 간 호사 등이 의사·한의사 또는 치과 의사의 방문간호지시서에 따라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 문하여 간호, 진료의 보조, 요양에 관한 상담 또는 구강위생 등을 제공한다. 주·야간보호 는 수급자를 하루 중 일정한 시간 동안 장기요양기관에 보호하여 신체활동 지원 및 심신 기능의 유지·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등을 제공하는 것이고 단기보호는 수급자를 일정기 간 동안 장기요양기관에 보호하여 신체활동지원 및 심신기능의 유지·향상을 위한 교육·
훈련 등을 제공한다. 기타재가급여는 일상생활·신체활동지원에 필요한 요구 제공 등을 말한다(보건복지부, 2008b: 11).
23) 노인의료복지시설은 크게 노인요양시설과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으로 나뉜다. 노인요양시설 은 치매·중풍 등 노인성질환 등으로 요양이 필요한 노인을 입소케 하여 급식·요양 기타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며,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은 치매·중풍 등 노인성질환 등으로 심신에 상당한 장애가 발생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여건과 급식·요양 기타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방문요양보호사와 재가 장기요양기관 관리자, 방문요 양서비스를 받는 돌봄수혜자를 면접하였다.
면접 조사에서 표본의 선택은 “연구 대상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정보와 관점의 획 득”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Kuzel, 1992; Yin, 2013[2011] 재인용). 즉 연구 참여자를 선택할 때 연구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할 것으로 여겨지는 여러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면담할 필요가 있다(Yin, 2013[2011]: 148).
이 논문에서는 요양보호사의 돌봄노동 경험에 대해서 많은 정보와 관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대상들을 찾는데 주력하였다. 재가 요양보호사는 경력이 많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표집을 하였다. 요양보호사는 소속된 장기요양기관의 운영주체에 따라서 노 동조건이나 노동경험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서울연구원·보건복지자원연구원, 2013), 영리와 비영리기관 모두를 포함했다. 관리자도 운영주체에 따라서 구분하였 고, 관리자로서 경험이 많은 대상을 중심으로 표집이 이루어졌다. 돌봄수혜자 표집은 돌봄수혜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했는데,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은 기간이 길고 여러 요양기관 경험이 있는 사례를 찾으려고 했다.
연구참여자의 선정은 임의표집과 눈덩이표집을 통해 이루어졌다. 연구자는 2012년, 2013년에 요양보호사 노동과 관련된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서 알게 된 요 양보호사를 중심으로 임의 표집이 이루어졌고 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소개받았다. 재 가 기관 관리자를 통해서 소개를 받은 요양보호사도 있는데, 다른 노동자와 차별적인 특성을 가진 참여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남자 요양보호사 는 연구자가 면접한 요양보호사를 통해서는 추천을 받을 수 없어서 한 기관장의 면 접에서 알게 되어 소개를 받았다. 기관장은 요양보호사 노동실태 조사를 하면서 알게 된 사례를 포함하고 재가 기관 및 관련 기관 근무자를 통해서 추가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돌봄수혜자 및 가족은 재가 기관 관리자를 통해서 소개 받기도 하고, 연구자 가 개인적 친분이 있는 돌봄수혜자 가족을 섭외하기도 했다. 기관을 통해서 소개받은 경우는 관리자가 특정 수혜자를 선택하기 때문에 인터뷰 내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 다. 그러나 그들이 받는 요양서비스 내용을 미리 파악하며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 있 고 명확하지 않은 답변은 관리자를 통해서 수혜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존재했다.
것을 목적으로 한다(보건복지부, 2008b: 18).
1장 서론
베르토와 베르토 와이암(Bertaux and Bertaux-Wiame, 1981)은 표본의 크기가 탐 구하고자 하는 사회과정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의하면 연구 자가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점에 도 달할 때까지 표집은 계속 되어야 하고, 수집되는 자료가 탐구하고자 하는 사회과정에 대해 전혀 새로운 사실을 알려줄 수 없게 되면 이러한 시점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Mason, 2002[2010]: 194-195). 본 연구에서도 면접 조사에서 더 이상 새로운 정 보가 나오지 않는 수준에서 면접조사를 중단하였다. 그 결과 인터뷰 참여자는 총 32 명으로 요양보호사 16명, 관리자 8명, 돌봄수혜자 8명이다.
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 먼저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 심의를 거쳐 승인을 받았다. 이 심의에는 연구목적과 내용, 연구방법, 연구참여자들에 대한 안전성 배려 와 윤리적 수행을 위해서 수집하는 개인정보 내용, 연구 데이터와 개인정보의 관리 방법, 연구참여자에게 받는 동의서 양식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실제 면접에서는 연 구참여자에게 충분히 연구 목적과 내용, 연구방법은 물론 연구참여자의 개인정보보호 에 대해서 설명한 후 면접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동의서를 받 은 후 면접을 시작하였다.
면접은 2014년 9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1개월간 진행하였다. 면접 시간은 대부분 1회로 이루어졌고 1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추가 면접이 이루어진 경우 는 1~2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다. 면접은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하였다. 면접이 이 루어진 장소는 관리자는 기관의 사무실에서, 요양보호사는 거주지 근처 커피숍 등에 서 면접을 진행했다. 돌봄수혜자와 그 가족은 자택이나 직장으로 방문하여 면접했다.
보조 인터뷰로 진행한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교대제 근무로 인해 추가 면접 시 간을 내는 것이 어려워 1차 인터뷰 후 전화인터뷰를 한 경우도 있었다. 면접조사와 전화인터뷰 모두 녹취하여 녹취록을 작성하였다.
3) 연구참여자의 특성
인터뷰 참여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재가 요양보호사는 13명이며 50~60대로 평 균연령은 57세이다. 요양보호사의 성별은 김성훈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여자이다. 요 양시설에서 근무하는 남자 요양보호사들은 더러 찾을 수 있지만 재가 기관에서는 남 자 요양보호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어서 한 명만 면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