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할 수 있으므로 이런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해 주어야 하 는 것이다.
아동의 부모는 딸에 대한 불임수술을 원했다. 호주법상 이러한 수술은 적법한 동의가 있으면 시술이 가능하다. 아동의 부모는 친권자의 동의로 적법하게 시술할 수 있다는 판단을 가정법원에 청구하였다. 이러한 청구 에 대해 아동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공적기관인 보건사회부가 아동보호 를 위해 개입하였다.
보건사회부는 부모의 아동에 대한 후견적 대리권은 아동의 불임수술 과 같은 사안에 대한 동의권까지 포함하지는 않으며, 이러한 결정은 법 원의 관할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아동의 부모는 불임수술은 친권의 통상 적 동의권의 범위에 들어오는 것이고, 가정법원의 개입은 선택적이며, 법 원이 개입한다고 할지라도 이는 단순히 감독하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라 고 주장하였다.
이에 해당 가정법원이 자신이 관할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구하고자 최고법원의 판단을 요청한다. 해당 지역 가정법원에서 이 사건에 대해, 최고법원에 다음과 같은 판단을 요청한다. 아동의 부모가 (i)법원의 결정 없이도 아동의 불임수술을 의사로 하여금 수행하도록 동의할 수 있는지 여부와 (ii) 만약 법원에 관할권이 있다면, 이는 a) 이 수술을 진행하도록 허가할 관할인지, b) 부모가 후견인으로서의 권한을 이 사안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릴 관할인지, c) 부모의 동의를 허가할 관할인지 여 부에 대한 것이다.
나. 아동최선의 이익과 친권의 한계
이에 대해 호주 최고법원은 아동 최선의 이익의 판단에 대한 법원의 관할과 절차적 기준을 제시하는 중요한 판단을 내렸다. 우선 친권의 범 위와 한계에 대해 규정하였다. 친권은 아동을 일상적으로 양육하는 상황 에 근거하고 있으며, 매일 매일 일상적인 동의권은 친권의 영역에 자연 스럽게 포함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아동에게 인권의 주체성을 인정하는 호주법에 의거, 친권의 동의권을 넘어서 아동 개인에게만 귀속되는 권리 가 분명히 존재하고 이 경우 동의권은 제한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 기
준은 아동 최선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목적이 친권행사의 보장보다 더 큰 경우이다.
이 사안의 판단 대상인 불임수술은 아동 최선의 이익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고, 부모의 친권에 기반한 동의권에 의해 수술 동의를 할 수 없다 고 판단했다. 불임화 수술은 호주법에 따라 본인의 동의가 있다면, 의사 에게 형사책임 없이 시술 가능한 의료적 시술의 범주에 들어온다. 문제 는 이 사안이 친권을 가진 부모가 법률행위 대리인으로서 아동인 자녀를 대리하여 동의할 수 있는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부모의 후견권으로 적법한 동의를 행사할 수 없고, 아동에 고유하게 속하는 권리라고 판단되는 의료 시술의 속성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였다. 첫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 시술인 경우, 둘 째, 근본적인 인권을 제거하는 결과를 낳는 시술인 경우, 셋째, 이로 인 해 박탈되는 권리가 중대한 권리라고 여겨지는 경우, 넷째, 아동 최선의 이익을 판단하는 절차가 법원이 아닌 다른 절차에 맡겨질 때 잘못 판단 될 위험이 큰 경우, 다섯째, 법원의 개입이 없다면, 부적절한 사유로 그 시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여섯째, 법원의 개입으로 결론이 내려진다면, 수술을 시행한 의사와 관련자들을 그 결과에 대한 비난과 책임에서 구할 수 있는 경우이다.
이 기준을 해당 사안에 적용해 보았을 때, 첫째부터 셋째 조건은 불 임수술을 인간의 생식권 혹은 재생산권이라고 불리는 핵심적 인권에 속 하는 자녀를 낳은 가능성을 아동기에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조치로서 당 연히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조건은 의료인 등 전문가들의 판단으 로 법원의 절차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 에 대해서는 의료인의 판단을 받을 수 있으나, 아동의 권리에 대한 판단 은 의료적 전문성만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다섯 번째 조건에 대해서는 장기적출을 사례로 들었다. 여섯째 조건은 해당 시술이 아동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있다면 의료인들의 적법한 의 료행위를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다. 법원의 관할과 각계 전문가 참여
결론적으로 아동의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의료적 처치는 부모라 고 할지라도 친권에 기반한 동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따 라서 법원의 관할은 친권자의 동의를 허가할이지 여부에 대한 결정이 아 니다. 법원은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아동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 부를 스스로 조사, 판단, 결정하는 관할을 가진다. 따라서 법원 절차는 아동 최선의 이익에 대한 조사와 판단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인력과 방법 을 가지고 절차적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담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 판례에서는 특정분야의 전문가의 판단이 법원절차를 대신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료인이 아동에게 불임수술이 필 요하고 아동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고 할지라도, 이는 특정분야 에 국한된 전문성에 기반한 판단일 뿐이다. 아동 최선의 이익에 대한 판 단은 의료적 전문성 뿐 아니라, 아동심리 발달단계 및 아동권리에 대한 전문성에 기반하여 장단기적 이익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판단되어야 한 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논의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 법원 절차의 핵심적인 역할이다. 이 재판 과정에도 next friend라고 하는 아동권리에 대한 전문가들이 해당 아동을 대표하기 위한 소송대리인으로 다수 참여 하여, 이전 영미법계 법정에서 진행된 아동의 의료적 시술에 대한 친권 의 동의권에 대한 판례를 광범위하게 검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