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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국제입양협약의 실효성

. 중앙당국에 의한 사적 주체 규율

국제공법인 UN 아동권리협약이 사적 주체인 친부모·입양부모·자녀의 관계에 대한 규율의 한계를 앞서 논의하였다. 1993 헤이그국제아동입양 협약은 친부모·입양부모·입양기관 등 사적 주체들에 의해 주도되던 국제 입양 세부 절차에 대해 아동권리 보호를 위해 이들이 지켜야 하는 원칙 을 제시하였다. 이와 함께, 이 원칙이 이행되는지를 확인하고 규제하는 것을 협약상 당사국 중앙당국의 의무로 규정하였다.

중앙당국의 주요 의무는 제4조와 제5조에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제4 조에서는 송출국의 중앙당국이 아동의 입양적격의 결정과 국제입양이 아 동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제5조에서 는 수령국 권한당국이 양친될 자의 자격에 대한 심사, 아동이 입양국에 의 입국과 영주 가능성을 확인할 것을 규정하였다.376) 이는 기존의 국제 입양의 관행에서는 입양아동 권리 보호를 위해 핵심적인 내용이면서도 입양중개 기관의 결정에 맡겨졌던 사안이었다.

이러한 핵심적 의무 외에도 아동에 대한 보고서 작성, 입양부모에 대 한 보고서 작성 등 입양절차 전반에 있어서 사적인 입양기관이 처리하던 절차를 중앙당국의 업무로 정해놓았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서 국제입양 아동보호를 위한 협약 의무 이행을 위해서 송출국과 수령국의 공적인 아 동보호체계와 아동보호법제가 국제입양 과정에 접목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아동보호체계와 국제입양 절차가 연계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동권리협 약 등 UN 규범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제시된 원칙이었다. 이 원칙들은 헤이그 협약의 규정과 절차를 통해서 더욱 분명하게 제시되는 효과가 있 다. 이 협약이 원칙을 제시하는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가, 송출국과 수령국

376) HCCH,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제5조; Parra-Aranguren (1988), supra note 21, para.180; 석광현(2010), supra note 48, pp.51-53.

의 아동보호체계가 상호 연결될 수밖에 없는 절차규정을 마련했기 때문 이다.

. ‘절차에 대한 규율 강화

1993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이 실효성 확보를 위한 최대 장점은 원 칙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절차를 규정한 것이다. 유보를 불허 하면서 강행규정의 성격을 강화하였다. 국제입양 직접 당사자인 입양대 상 아동, 친생부모, 입양부모의 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을 담고, 그것을 아 동의 출신국과 수령국 정부가 보장하는 것을 당사국의 의무로 하는 상세 한 절차법을 탄생시켰다. 국제입양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입양이후의 사후관리와 입양인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알권리까지 포괄하고 있다.

국제사법에 대한 협약으로 성립하였으나, UN 아동권리위원회는 각 회원 국이 이 협약에 가입할 것을 적극 권고하고 있는 아동권리에 있어서 중 요한 국제규범이다.377)

아동입양의 신청을 접수받고 (제14조), 입양부모에 대한 보고서를 작 성하고 이 보고서를 아동 출신국 정부에 송부하고 (제15조), 아동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제16조), 입양요건이 적법하게 충족되었는지 여부 확 인하고, 입양절차의 진행을 결정하고 (제17조), 아동이 수령국에 입국 및 영주를 위한 조치 (제18조), 아동의 수령국 이동시 안전확보 및 입양부모 동반 확인 (제19조), 입양이후 양육상황 확인 (제20조) 등 아동입양 절차 의 시작부터 입양후 사후관리까지 세세한 내용을 아동 출신국과 입양국 정부가 책임지고 확인해야 하는 의무를 지우고 있다.

협약 비준을 위해서는 송출국이든 수령국이든 협약상 상세의무를 국 내법제에서 이행하기 위한 입법이 필요했다. 1993년 협약 성립 이후 20 여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이러한 영향으로 아동의 국제입양에 있어서

‘헤이그 프로세스’라고 불리는 정형화된 절차로 헤이그협약 가입국 들 간에는 통일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헤이그 프로세스는 아동권리보호

377) Supra note 348.

를 위한 국제입양의 표준 절차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절 에서 상세히 논하도록 하겠다.

. 가입과 발효 절차의 강행규정적 성격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는 엄격한 가입 요건이 포함된다. 협약 가입 시에 어떠한 유보도 허용되지 않는다

(제40조).378) 상세한 절차로 규정된 협약상 의무를 온전하게 이행해야 한

다. 또한 이 협약의 가입국 간에 효력 발생에 대한 제한이 존재한다. 제 44조 제3항에서는 일정 가입국의 가입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해당 체약국 간에는 이 협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379) 이러한 강행규정적 성격이 유보가 폭넓게 허용되는 UN 규범과 달리 협 약 가입과 발효 단계부터 당사국에게 확실한 국내법제의 정비를 요구하 는 효과를 낸다.

이 협약의 이행을 위해 대다수의 유럽 수령국들은 별도의 이행법으로 국제입양 절차에 대한 법을 입법하였다. 수령국의 국내 아동 보호와 국 내입양 절차는 이미 유럽아동입양협약 등을 통해 공통 기준이 정비되었 고, 국내법제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럽 수령국내에는 일반적 아동 입양법과 국제입양 절차법이 전체적 헤이그협약 이행체계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유럽 수령국에게는 이 협약 가입이 큰 어려움이 아니었다고 본 다.

그러나 미국은 예외였다. 세계 최대의 입양국 미국은 1994년 이 협약 을 서명하였으나 2007년에야 비준할 수 있었다. 협약이행을 위한 국제입 양의 절차법으로서, 2000년 제정된 연방법인 『Intercountry Adoption

378) No reservation to the Convention shall be permitted.

379) Such accession shall have effect only as regards the relations between the acceding State and those Contracting States which have not raised an objection to its accession in the six months after the receipt of the notification referred to in sub-paragraph b) of Article 48. Such an objection may also be raised by States at the time when they ratify, accept or approve the Convention after an accession. Any such objection shall be notified to the depositary.

Act』는 2008년에 이르러서야 발효되고 있다.380) 미국의 헤이그협약 가 입이 늦어진 원인은 UN 아동권리협약과 같이, 가족법 관할의 충돌 등과 같은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기 보다는 미국내의 국제입양 법제와 관행이 헤이그협약 기준과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헤이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미국내 관련 법제에 큰 변화가 필요했으나, 이에 대한 미국내 여론과 관 련 단체의 저항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특히 국제입양에 대한 중개기관과 재정적 이익 규제에 대한 부분에서 상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송출국의 문제는 우선 협약의무 이행을 위한 국내법 정비를 완료하지 못하고 비준한 경우가 있다. 일부 체약국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가입 반대의견을 제시할 경우 해당 국가들 간에는 협약이 발효하지 않게 된 다. 실제로 아동입양과 관련된 trafficking과 아동매매 사건이 다수 발생 하고 있는 캄보디아와 과테말라에서 대해서는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등 수령국인 당사국들이 이들 나라의 헤이그협약 가입에 반대하였으며, 이들 나라 간에는 이 협약이 발효하지 않았다.381) 이 협약 이 발효하지 않았다고 해서 양국 간의 모든 아동입양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헤이그 프로세스에 의한 아동입양은 불가하다. 아동매매 가 우려되는 국제입양은 자국 내에서 불허하겠다는 수령국들의 의지 표 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헤이그 프로세스를 벗어난 아동의 국제입 양은 아동의 안전과 권리에 위험한 요소라는 국제적 합의가 협약 이행 확보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형태의 송출국의 문제는 유보가 불가한 협약 규정상 자국내 아동입양법제가 협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 비준하지 못하는 경우이 다. 이러한 사례로 주목받는 대표적인 국가는 한국과 러시아이다. 한국은 1991년 5월부터 헤이그협약 문안 협의를 위해 당시에는 헤이그국제사법 회의의 회원국이 아니면서도 주요 송출국 자격으로 제2차 회의부터 참석

380) Intercountry Adoption Act 2000, PUBLIC LAW 106–279—OCT. 6, 2000, 114 STAT. 825.

381) 헤이그국제사법회의 홈페이지 Adoption, status table, non-members, full status report 부분에서 확인 가능.

<https://www.hcch.net/en/instruments/conventions/status-table/?cid=69>, 2016.10.17 최종방문.

해 왔고, 협약문 합의시 서명대상 국가로 포함되어 있었다.382) 국회에서 는 제18대와 제19대, 2차례에 걸쳐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동의안 제출 촉구 결의안”을 의결하였다. 2013년 당시 보건복지부 진영 장관은 헤이그를 방문하여 직접 협약문에 서명하고 조속한 비준을 약속하였 다.383) 제19대 국회에서는 협약 이행을 위해 『국제입양에 관한 법률 안』이 발의되었으나 2016년 제19대 국회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되었다.

같은 제목의 법안이 제20대 국회에서 2016.9.23. 다시 발의되어 2016년 말 현재,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 계류되어 있다.384)

한국이 주목받는 이유는 주요한 아동 송출국이면서도 협약 성립 20년 이 넘도록 자국의 아동을 ‘非헤이그 절차’에 따라 입양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현재 미국으로 입양의 대부분은 헤이그 절차로 진행되 고 있다. 연간 100명 이상의 아동을 非헤이그 절차를 통해 입양보내고 있는 국가는 한국 외에는 콩고민주공화국, 에디오피아, 가나, 나이지리아, 우간다, 우크라이나이다. 2015년 미국으로 최다 입양국은 중국 2,354명, 에디오피아 335명에 이어, 한국은 318명으로 3위이다.385) 한국이 이 협약 을 비준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의 헤이그협약 비준이 늦어졌던 사 유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아동의 국제입양 수월성에 맞춰진 국내법 제와 헤이그협약의 기준 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제5장 에서 논하도록 하겠다.

헤이그협약이 규범 이행의 실효성과 가입절차를 강화한 조치는 기존 에 존재하던 수령국과 송출국 간의 아동보호법제의 격차를 그대로 드러

382) Parra-Aranguren (1988), supra note 21, para.13.

383)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보건복지부 진영 장관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서명”

(2013.5.25일자);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서 ‘intercountry adoption’ 항목에서

“Adoption Notice: The Republic of Korea Signs the Hague Adoption Convention” (May 28, 2013)라는 알림으로 한국의 헤이그협약 서명을 미국의 국제 입양에 영향을 주는 주요 사건으로 게시하고 있다.

384) 국회의안정보시스템 의안정보 검색 참조.

<http://likms.assembly.go.kr/bill/billDetail.do?billId=PRC_P1L5G1G2A3Q1F1N9H0 G4J9M>, 2016.10.24, 최종방문.

385) US Department of State, Bureau of Consular Affairs, FY 2015 Annual Report on Intercountry Adoption (2016).

<https://travel.state.gov/content/adoptionsabroad/en/about-us/statistics.html>, 2016.10.24, 최종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