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입양결정의 자동승인 규정
1993 헤이그국제입양협약은 제23조에 이 협약에 의해 이루어지는 국 제입양의 효력은 다른 체약국에서 당연히 국내법에 의해 승인되도록 해 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404) 모든 체약국에 의해서 자동 승인되는 규정 은 아동의 안전과 권리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1965 헤이그협약이 비준국 미달로 발효되지 못한 것도 이러한 각국 입양 법제의 근본적 사안에 대한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당사국 간 입양재판 의 자동 승인을 규정한 것도 주요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1993 헤이그 협약이 해당 조항은 아동의 입양결정이 입양 재판 혹은 헤이그 이행 법 률에 의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경우, 양부모의 상거소인 수령국에서 그 결정을 승인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단순한 외국 재판의 승인보다 더 나아간 조치라고 할 수 있다.405) 이러한 조치가 가능한 것은 헤이그 프 로세스에 의해서 어느 당사국에서 입양절차가 진행되었든 간에 양국이 모두 동의하는 수준의 아동보호 절차를 거친 입양이 이루어졌다는 전제 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나. 입양과 국적취득
입양의 효력과 국적은 별도의 법에 의해 규율된다. 국제입양 아동은
404) HCCH,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제23조,
(1) An adoption certified by the competent authority of the State of the adoption as having been made in accordance with the Convention shall be recognised by operation of law in the other Contracting States (...).
405) 헤이그협약 제26조에는 입양재판의 자동 승인 규정 외에, 수령국에서 승인되는 입양 의 효력을 완전입양 효력, 즉 친생부모와의 단절적 효력임을 규정하고 있다. 석광현 (2010), supra note 48, p. 119-120 참조.
수령국 입국을 위해 입양 목적의 비자를 발급받으며, 이러한 비자로 입 국하는 경우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수령국에 영구 거주 자격이 주어진다.
아동은 출신국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며, 수령국에서 입양이 결 정되면, 양부모와의 가족관계는 성립하나, 수령국의 국적 취득은 별개의 절차가 요구된다.
유럽아동입양협약에서는 입양아동의 국적에 대해서 국제입양으로 완 전입양의 효력을 낸다고 해서, 이를 출신국 국적의 박탈과 연계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동이 계속 생활해야 하는 입양국의 국적 취득을 신속 용 이하게 하는 의무는 규정하고 있다.406) 국제규범은 아동의 입양은 완전 입양 효력을 선호하고, 완전입양이 성립하면, 친생부모와의 법률관계는 단절되기는 하나, 가족관계의 단절이 반드시 국적의 박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는 해당 출신국의 국내법이 관할할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다 만, 출신국의 국적을 박탈하는 경우는 반드시 입양국 국적의 취득과 연 계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407)
국제입양 아동의 안전과 권리보호를 위해서는 입양국에서 국적 취득 은 일차적인 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아동이 지속적으로 거주해야할 수령국의 국적 부여는 기본적 보호조치가 된다. 아동입양 이후 양육과정 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라도, 해당 국가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 다면 아동보호체계를 통해서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아입양법제에 의한 국제입양에 있어서, 송출국과 수령국 법제는 아 동의 국적 취득에 대해서는 한국의 고아입양특례법에 자동 제적은 규정 한 반면, 미국에서는 국적 부여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아동 의 국제입양의 효력은 수령국 법원의 입양 재판에 달려있다. 수령국 국 적취득은 입양 절차 완료를 전제로 한다. 입양절차가 완료되어 가족관계 가 형성되면, 그 판결에 의거하여 국적이 자동으로 취득되거나 혹은 국 적 취득 절차를 다시 거쳐야 했다. 전자는 유럽 수령국들의 경우이고, 후
406) CoE, 2008 유럽아동입양협약 제12조 (입양아동의 국적).
1. States Parties shall facilitate the acquisition of their nationality by a child adopted by one of their nationals.
407) Id., 2. Loss of nationality which could result from an adoption shall be conditional upon possession of another nationality.
자는 연방과 주의 관할이 분리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였다.
다. 입양인의 국적 미취득 문제
헤이그국제사법회의의 입양제도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외국으로 입양 된 아동의 국적의 박탈 문제는 대부분의 국가의 법제에서 명시적으로 다 루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유독 한국이 국제입양을 자동적 국적 박탈 사유로 하고 있다는 것을 지목하고 있다.408)
국제입양 아동이 수령국에서 입양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국적 취득이 불가능한 상황이 미국으로의 국제입양에서 드러나 고 있다.409) 국제입양을 위한 미국 입국시 부여된 영주권 만으로 불완전 한 생활을 하는 입양인들의 현황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다만 성장이후 범죄 등에 연루된 경우 추방위기에 처한 사건은 지속적으로 언 론에 보도되고 있다.410) 대표적인 송출국인 한국에서 이십만명까지 추산 되는 60여년 동안의 해외입양 아동들에 대해서, 이들이 수령국에서 입양 절차를 제대로 마치고, 그 나라의 국적을 취득했는지를 확인하는 공적인 절차는 없었다.411) 아동의 입양 확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입양기관에
408) J.H.A. van Loon, supra note 29, para 129; 『고아입양특례법』 (법률 제731호, 1961.9.30., 제정, 시행) 제5조(고아의 제적) 고아가 본법에 의하여 외국인의 양자로 되었을 때에는 법원은 직권으로 그 제적을 하여야 한다.
『입양특례법』 (법률 제2977호, 1976.12.31., 제정, 1977.1.31., 시행) 제9조 제4항 양 자로 될 자가 해외이주허가를 받고 출국하여 당해 국의 국적을 취득한 때에는 입양알 선기관의 장은 지체없이 이를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장관은 직원으로 그의 대한민국 국적을 제적할 것을 본적지 관할 가정법원에 통지하여야 한다.
『입양특례법』 (법률 제13322호, 2015.5.18., 일부개정, 시행) 제19조 제3항 양자가 될 사람이 해외이주허가를 받고 출국하여 그 국가의 국적을 취득하였을때에는 입양기 관의 장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체없이 그 사실을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여 법무부장관은 직권으로 그의 대한민국 국적을 말소할 것을 등록기준지 관할 가족관계등록관서에 통지하여야 한다.
409) Tara B., “They grew up as American citizens, then learned that they weren't”, The Washington Post, (Sep. 2. 2016.).
410) Perry, A. J., After 37 years in U.S., Korean Adoptee Speaks Out About Imminent Deportation (The Guardian, 28 Oct. 2016).
411) 남자아동이 입양된 경우, 군복무를 위한 신체검사 등의 연령에 다다르면, 병무청에서 고아호적이 제적되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 입양기관 등에 확인하여, 제적처리를 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행해졌다.
게 맡겨져 있었다.412) 한 달에 500여명 이상의 아동을 입양시키던 입양 기관이 이 아동들의 입양 후 사후관리와 입양국에서 수년이 걸리는 입양 절차의 완료여부를 추적하여 국적취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남인순 의원실에 제출된 현황 자료 에 잘 나타나있다.
2015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까지 국외에 입양된 입양인
은 총 166,138명이고, 이중 아직 국적취득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입양인
이 15,592명으로 9.3%에 달한다.413) 유럽이나 호주는 입양허가 후 시민권 을 자동으로 취득하지만, 미국은 입양아동의 시민권 취득 절차를 입양재 판 완료후 양부모가 별도로 거쳐야 한다. 미국은 2001년 『Child Citizenship Act』를 시행하여 이 법 시행당시 18세 미만의 입양아동에 대해서는 자동적으로 시민권이 부여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 법 시행 당시 18세를 넘은 입양인들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2001년 18세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1980년대 초 이전에 미국으로 입 양된 입양인들 중에 그 국적취득 여부가 확실치 않고, 입양기관에 보고 되지 않은 사람들이 15,592명에 이른다는 것이었다.414) 이러한 한인 입양 인들 중 일부에서 자신의 국적취득 여부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범죄에 연루된 경우 본국으로 추방대상으로 확정되어, 한국 으로 추방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추방위기의 입양인들이 지속 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미국내 입양인 인권단체와 공익 법률가 그룹들은 이들을 위한 별도의 입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415)
라. 헤이그협약의 입양확인서와 국적취득
헤이그협약은 사법협약이므로 아동의 국적에 대한 사안은 다루고 있 지 않다. 헤이그협약 체약국간 입양결정 자동 승인 규정인 제23조 하단
412) 입양특례법, supra note 408.
413) 남인순 의원 보도자료, ‘국외아동 입양아 중 국적취득 미확인자 9.3%에 달해’
(2015.10.8.일자). <http://nisoon.co.kr/70938> 참조. 2016.9.5. 최종방문.
414) Id.
415) Supra note 409.
에 의거하여, 송출국에서 아동의 입양이 확인되면, 송출국 권한당국은 해 당 아동의 입양이 헤이그 협약 규정에 맞게 이루어졌다는 확인서를 발행 하고, 양국 중앙당국 간에 교환된다.416) 헤이그 프로세스가 정립되면서, 헤이그 협약 당사국 간에는 이 확인서에 근거하여, 헤이그협약 기준을 충족한 입양이라는 비자를 발급한다. 미국 국무부의 비자 규정에 의하면, 이러한 헤이그 프로세스에 의한 비자를 발급받은 아동에 대해서는 수령 국에 입국만으로도 해당 국가의 시민권을 자동적으로 취득하는 법적 효 력을 부여하고 있다.417)
제 3 절 국제입양의 재정적 이익과 아동매매
1. '부적절한‘ 재정적 이익 금지
대규모의 조직적 아동의 국제입양 현상을 지탱하는 원동력은 이로부 터 발생하는 재정적 이익이다. 수령국의 국제입양 관행과 관련하여 입양 부모, 친부모, 중개기관 간에 이루어지는 금전 거래와 재정적 이익에 대 한 국제적 규제는 첨예한 문제이다. 수령국에 대한 규율의 핵심 주제라 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국제규범은 초기부터 등장하였으며, 21세기에 들어, 헤이그국제입양협약과 UN 규범인 CRC 아동매매 선택의정서가 연 결되어 중앙당국이 사적기관을 규제할 의무와 아동매매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강화 등을 통해 강력한 형태의 국제규범을 이루고 있다.
가. 국제규범 체계
416) HCCH, 제23조 후단. (...) The certificate shall specify when and by whom the agreements under Article 17, sub-paragraph c), were given; HCCH (2008), supra note 386, p.30.
417)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U.S. Hague Convention Adoption and Visa Process”
항목 참조.
<https://travel.state.gov/content/adoptionabroad/en/us-visa-for-your-child/h ague-visa-process.html>, 2017.1.4. 최종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