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아동 송출과정에 대한 규제
제 1 절 송출과정에 대한 규율 필요성
있다고 할 수 있다.
UN CRC의 제21조의 (c)에서는 아동의 국제입양에 관해서 별도의 비 차별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은 “국제입양에 관계되는 아동이 국내입 양의 경우와 대등한 보호와 기준을 향유하도록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 한다.484) 이 조항의 문구 의미로 보면, 수령국의 의무로 해석할 수 있다.
수령국에서 국내입양 아동과 국제입양 아동의 권리보호의 수준과 안전조 치를 대등하게 보장하라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국제입양의 절 차 전반에 있어서 어느 시점부터 국제입양 아동에 대해 권리보호의 수준 과 안전조치를 동등하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아동이 수령국에 도착한 다음부터 적용하면 된다고 판 단할 수 있다. 그러나 아동의 출신국에서 벌어지는 입양적격 결정과 국 제입양 결정에 있어서 수령국과 출신국 사이에 법제와 관행에 현저한 격 차가 존재한다면, 수령국에 아동이 도착한 이후에는 이미 수령국내의 어 떠한 보호조치로도 치유할 수 없는 권리 침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지금까지 국제입양의 관행에 있어서 이미 수령국 법원은 국제입양 아 동에 대해서 자국 아동과 동등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국제입양 아 동의 입양적격 결정과 최종 입양 판결에 명백하게 이중적인 기준을 적용 하여 왔다. 이러한 선택은 수령국 내에서 국내입양 절차와 국제입양 절 차의 분리와 아동 보호의 차별의 발생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1999년 영국의 C의 입양에 관한 판결 (Re C (Adoption : Legality)은 이러한 차별적 국제입양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영국인 입양모는 영국 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입양자격이 거부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 리인을 고용하여 양부모 보고서를 작성하고, 과테말라 내에서 현지 변호 사를 통해 아동을 입양하였다. 이 입양과정에 적절한 비용을 넘어서는 수준의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과테말라는 당시 헤이그협약 가 입국이 아니고, 이 아동은 헤이그 프로세스에 의한 입양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현지에서 입양하여, 영국에서 재입양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었다.
484) UN CRC 제21조의 (c) Ensure that the child concerned by inter-country adoption enjoys safeguards and standards equivalent to those existing in the case of national adoption.
아동이 영국에 도착하자 입양모는 영국내에서 입양판결을 신청한다. 불 법적 비용지불이 있었고, 입양가정에 대해 사회복지사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고, 입양모의 입양자격에 대해서도 법원은 적절치 않은 문제점 을 발견하였으나, 결국 법원은 이 입양을 허가하였다.485)
법원의 결정에는 ‘아동의 복리’에 대해 판단한 내용이 있었다. 아동 최선의 이익을 판단하는 대신, 아동에게 가장 위해가 적은 결론을 구하 고자 했다. 아동입양 과정의 불법성, 입양적격 불비, 양부모 자격 미달 등 영국의 입양법 기준에 맞지 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동의 입양을 허가하였다. 이 경우 아동의 입양을 불허하면 아동을 국제미아로 만들 위험을 우려한 것이다. 그보다는 입양가정에 의해 보호되도록 하는 것이 그 시점에서 가장 위해가 덜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법원은 아동의 출신지에서의 아동의 입양적격 결정이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동의 입양적격을 부인하는 경우, 법원의 권한으로는 이 아동의 복리에 맞는 다른 보호방안을 찾아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 은 이 경우에 친부모가 돌려달라는 신청이 있지 않는 이상, 입양을 허가 하는 것 외에 다른 판단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하였다.486)
수령국 국내입양이었을 경우에는 이러한 결과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 성이 크다. 수령국 국내입양 아동들이라면 이미 입양재판 절차 이전에 입양적격 결정, 양부모 자격심사 등 공적아동보호체계 내에서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이렇듯 입양국에서 국내입양 아동과 국제입양 아동 간에는 안전장치와 보호수준에 있어서 분명한 격차와 차이가 존재 한다.
UN CRC 제21조 (c)의 동등한 보호의 적용 시점을 일단 입양국 국내
에 아동이 들어온 이후의 절차에만 한정한다면 진정한 동등보호가 불가 능하다고 판단된다. 아동의 입양적격 결정에서부터 적법하지 못한 상황 이 발생했다면, 이는 입양 이후의 아동의 권리보호와 관련하여 중대한
485) Re C (Adoption : Legality) 1999, 1 FLR 370, O'Halloran, K., The Politics of Adoption : International Perspectives on Law, Policy & Practice, 2nd Ed., (Springer, 2009), p.72에서 재인용.
486) Id.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제21조의 (c)에 대해서는 아동의 입 양적격의 결정에서부터 출신국과 입양국 간에 비차별원칙에 의거한 보호 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의무는 출신국뿐만 아니라 수령국 정부의 의무로도 포함되어야 헤이그협약이 추구하는 아동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입양만을 허용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다고 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