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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국의 ‘수요’를 위한 법제

이후 한국전쟁을 계기로 유색인종 아동의 국제입양을 허용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한시적인 쿼터 배정이 아닌, 이민법상의 이민 자격의 하나로 미국 시민권자에 의해 입양될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고아의 지위를 규정하는 입법조치로 이어졌다.

가 큰 국가로 한정하였고,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의 의미를 엄격히 해석하여 인도주의적인 목적으로 시작한 국제입양에 합당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제한이 1950년 개정되어 한국아동이 포함될 수 있도 록 국적의 제한을 없애고, '난민 고아'의 정의를 확대하였다. 양부모를 다 잃은 고아뿐만 아니라, ‘기아가 된 아동, 한부모만이 남은 아동으로 그 부모가 아동을 돌보지 못하고, 아동의 출국, 입양에 동의하거나 다른 후견인에게 친권을 포기한’ 경우까지 포함하도록 하였다.

미국은 1961년 연방 이민법에 미국 시민이 입양을 위해 입국시킬 수 있는 아동의 자격으로서 '고아'의 자격을 명시한 조항을 입법한다. 당시 까지 한시적으로 난민법 등에 고아비자를 제한된 숫자인 쿼터를 배정하 여 입국자격을 부여하던 것을, 항구적이고 정상적인 미국 이민 자격으로

『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에 ‘고아’ 규정이 제정되었다.167)

이 법에 의하면, 미국 시민권자가 입양을 위해 미국으로 입국시킬 수

있는 14세 미만의 외국 아동은 고아에 한하고, 이 경우, '고아'의 자격은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다.

‘any alien child under the age of fourteen at the time at which the visa petition is filed pursuant to section 205(b) who is an orphan because of the death or disappearance of both parents, or because of abandonment, or desertation by, or separation or loss from, both parents, or who has only one parent due to the death or disappearance of, abandonment, or desertation by, or separation or loss from the other parent, and the remaining parent is incapable of providing care for such orphan and has in writing irrevocably released him for emigration an adoption’

즉, 양쪽 부모가 모두 사망하거나 실종된 경우, 부모로부터 유기·분리

167) 1961 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 Act of Sept. 26. 1961, Public Law No.

87-301, §§ 1-4, 75 Stat. 650, 650-51 (1961) 동 조항은 1986년 개정되어 현행법 은 8 U.S.C. §§ 1101, 1153, 1155 (1982 & Supp. 1986).

<https://www.gpo.gov/fdsys/pkg/STATUTE-75/pdf/STATUTE-75-Pg650.pdf>, 2016.10.24. 최종방문.

된 경우, 한쪽 부모의 사망·실종·유기·분리를 이유로 한 부모만 있고, 그 한 부모가 아동을 적절하게 보호할 수 없어 이민과 입양을 위해 내놓은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1948『난민법』부터 고아의 의미가 점점 확대되 어 왔고, 최종적으로 이 고아조항이 현재까지 그 기본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1993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의 이행법인『Intercountry

Adoption Act』가 2008년 발효됨에 따라 미국으로의 국제입양은 IAA에

의한 헤이그절차와 이민법상 고아조항인 I-600 비자절차에 의한 非헤이 그 절차로 이원화하여 진행되고 있다.168)

영구적 이민자격으로 고아조항 입법이 가져온 근본적인 변화는 송출 국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아동이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 다. 홀트 부인의 회고록에 따르면, 한국으로부터 미국으로 아동을 입양시 키는데 가장 큰 관건은 미국 입국 허가였다. 제한된 비자 쿼터를 한국아 동에게 배정하도록 미국 정치권에 호소하였다. 난민법 규정의 엄격한 요 건을 충족하는 것도 주요 난관이었다. 엄격한 난민고아 기준에 대한 증 빙서류에 대해서 홀트와 주한 미 대사관 간에 지속적인 갈등이 있었다.

쿼터배정과 아동에 대한 비자발급이 주된 문제였다고 볼 수 있었다.169)

1961년의 이민법의 고아규정으로 인해 상황은 변하였다. 쿼터 제한

없이, 완화된 요건을 충족한 아동은 미국 양부모의 신청으로 미국에 입 국할 수 있게 되었다. 송출국인 한국은 미국으로의 국제입양을 자국 아 동의 복지를 위해 항구적인 정책수단으로 채택할 수 있을 정도로 아동송 출에 있어서 안정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특히, 지속적인 사업추진이 가능 한 대형 입양기관이 존재하고, 국가로부터 독점적인 허가를 받았다는 사 실은 안정적인 송출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조건이었다.

(2) 인종간 입양의 허용

168) 미 국무부 홈페이지 영사국 ‘국제입양’ 부문 ‘입양절차 (adoption process)’ 참조 <https://travel.state.gov/content/adoptionsabroad/en/adoption-process.html>

2016.10.24. 최종방문.

169) Holt (1986), supra note 155.

1920년대부터 미국 이민법은 쿼터제도에 기반하고 있었다. 미국 이민 을 특정 국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의 숫자와 비율로 유지하고자 각국별로 이민쿼터에 따라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였다.170) 다분히 인종적이고 유럽 이외의 지역에 대해서는 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었다. 1924년

『Johnson-Reed Act』는 아시아계 이민을 배제하고 유럽국가에 쿼터를 배정했다. 그러나 2차 대전 중에 미국은 다양성의 나라로서 인식되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1952년에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미국 시민권 취득을 허용하고, 가족 입국을 허가하는『McCarran-Walten Act』의 입 법이 이루어진다. 1948년부터는 유럽의 패전국의 연합국 점령지역에서 다수의 난민이 발생하자, 이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 특별 난민 비자 쿼터가 시행되었다.171)

1953년『난민법』172) 개정에서는 고아의 출신국가에 대한 제한을 풀

었다. 미국 이민제도의 기본이었던 국가별 쿼터제를 입양 대상인 난민 고아에 대해서는 제한을 없앴다. 한국 아동에게 미국 입양 길이 처음 열 렸고, 유색인종 아동의 미국으로 국제입양을 허용하는 조치였다.

이 조치는 1961 INA의 고아규정 입법으로 마무리 된다. 한국전쟁으 로 촉발된 인종간 입양에 대해서는 미국내에서 논쟁을 일으켰다. 이 논 쟁은 제3세계 아동의 국제입양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이는 미국내 아동복지와 사회복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 하고, 미국내 입양가정의 아동에 대한 수요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정치적 인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3) 대리입양 허용

1953 난민법 개정 내용에는 군인과 군무원만이 가능했던 고아비자 신 청을 할 수 있는 예비 양부모에 대한 제한을 푸는 조치가 포함되어 있 다.173) 이는 ‘proxy adoption’, 즉 대리입양을 허가하는 조치였다. 대리입

170) Carlson (1988), supra note 151, p.324.

171) Winslow (2012), supra note 59, p.322.

172) Refugee Relief Act of 1953, Public Law No. 203, 67 Stat. 400 (1953).

양이란, 양부모가 아동을 직접 보지 않고도 해당국가에서 대리인을 통해 아동 출신국에서 입양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당시 미국내 입양 절차를 포함해서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유래가 없는 생소한 절차였 다.174)

세계제2차대전 이후 유럽과 미국간의 아동의 국제입양에서도 미군이 나 군무원들에 의해 아동 출신국 현지에서 입양을 완료하고, 아동을 미 국으로 입국시키기 위한 절차를 거쳤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예비 입양부 모가 아동을 보지도 않고, 아동의 입장에서는 얼굴도 모르는 입양부모에 게 입양이 되는 현상은 전례가 없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홀트를 비 롯한 국제입양 중개기관에게는 대규모로 짧은 기간내에 수천마일 떨어진 미국으로 입양시키기 위해서 ‘대리입양’ 절차가 반드시 필요했다. 홀트의 주장은 미국에서 적법한 입양을 위해 돈과 시간을 들일 수 있는 사람들 은 한국까지 와서 아동을 입양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서 한국 아동을 입양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니, 한국 아동의 미국 입양을 위해서는 자신이 한국에서 미국인들의 한국 아동입양을 대 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175)

1953년부터 1961년까지 대리입양 절차 허용여부에 대해서는 미국내에 서는 홀트 프로그램은 미국 주정부의 아동복지기관과 사회복지 전문가들 과 극심한 대립과 논쟁이 일어났다. 홀트프로그램은 대리입양은 한국전 쟁고아의 긴급구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 주정 부 아동보호기관과 사회복지사들은 입양과정에서 아동의 안전과 복지를 보장할 수 없고, 미국내 아동입양법제에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 논쟁 에 예비입양부모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홀트를 지지하며 가세하였다. 아 동복지 차원의 논란뿐 아니라, 아시아 전쟁고아들을 긴급구호 차원에서

173) Carlson (1988), supra note 151, pp.328-329; 홀트아동복지회 (2005), supra note 155, p.123.

174) Winslow (2012), supra note 59, p.330.

175) Id.; Holt (1986), supra note 155; Choy, C., "Institutionalizing International Adoption: The Historical Origins of Korean Adoption in the United States", in Bergquist, K., Vonk, E., Kim, D. & Fei, M., (ed.) International Korean Adoption: a Fifty-Year History of Policy and Practice (The Howorth Press, 2007), p.25.

꼭 미국으로 불러들여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한국이 적 성국이 될 위험은 없는지, 심지어 전염병의 위험은 없는지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주된 반대 의견은 미국내 주정부의 아 동보호기관에서는 홀트가 개인 사업 차원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데 리고 들어와서, 양부모 자격이 의심스러운 가정에 마구잡이로 입양시키 는 행태에 대한 것이었다.176)

이러한 proxy adoption 제도에 대한 논란 속에서 미국은 1961년

INA에 고아규정은 제정하면서 대리입양 허용규정은 삭제하였다. 그러나

대리입양의 관행은 지속될 수 있었다. 송출국, 즉 한국의 입양법에 입양 기관이 양부모를 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기 때문이다.177) 대리입양 관행은 미국의 법제에서의 허용여부와 상관없이, 70년대 이후 아동의 국 제입양에 있어서 송출국과 수령국의 아동의 국제입양관련 법제에 제도화 되었다. 입양부모가 송출국을 방문하지 않고도 송출국 내에서 필요한 절 차를 완료하고, 미국 공항에서 아동을 인도받아 미국 법원에서 입양을 완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 관행은 이후 60여년간 전세 계적으로 아동의 국제입양을 확대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178) 대리입양 규정은 아동의 국제입양이 미국내 정규 사회복지 체계의 감시 와 승인을 우회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별도의 절차를 만들어 내는 효과 를 내었다. 홀트 프로그램의 양부모 선정과 연방정부의 입국승인만으로 아동의 입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행이 입양 아동의 인권에 여러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양부모의 입양자격에 대한 심사의 문제이다. 송

176) Carlson (1988), supra note 151; Winslow (2012), supra note 59; Choy, supra note 175.

177) Id., Winslow (2012); 『고아입양특별법』 (법률 제731호, 1961.9.30., 제정, 시행) 제6 조 (외국인의 대리) 외국인은 각령에 정하는 기관으로 하여금 입양절차의 일부를 대 리하게 할 수 있다.

178) 2013년 아동입양에 대한 전면 법원허가제가 도입, 시행되는 계기에, 아동의 국제입양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가정법원에서는 입양심리 과정에서 외국의 예비양부모들을 법정 에 나오도록 하는 문제를 가지고 고심하였다. 결국 판사가 아동의 입양이라는 절차를 심리하면서 아동의 부모를 보지도 않고 입양을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들어 예비 양부모 심리를 결정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그동안 한국에 기관중심의 국제입양 관행 이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