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ramount consideration’으로 제시되어 있어, 보다 절대적인 판단 기준임을 강조하고 있다.290)
이 밖에도 아동을 구금할 시에는 성인과의 구별하여야 한다는 규정인 제37조(c)291), 사법절차에 있어서의 절차적 보장을 규정한 제40조제2항
(b)(iii)292)에도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이 별도로 강조되고 있다.
작인 스위스 레첸 전문가 회의부터 일관되게 유지되어온 원칙이다. 아동 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되는 입양만을 허용하자는 것은 입양법제에 있어 서 근본적인 규범이다.
UN 아동권리협약의 초안과정에서 입양조항은 아동의 입양 절차를 수월하게 하자는 제안에서부터 시작하였다.294) 논의 과정에서 이 문구는 사라지고 대신에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난 아동에 대해 국가의 보호의무 를 강화하고, 국제입양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문안으로 변 화하였다.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은 입양절차의 전반에 걸쳐 적용되어야 한다. 즉, 친생부모로부터 분리, 입양적격 결정, 양부모 자격 조사, 입양 결정, 후속조치 등 전반에 걸쳐 적용되어야 한다.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이 가능한 한 태어난 친생 부모와 가정에서 보호 받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295) 부모의 보 호에서 벗어난 아동에게 당사국이 특별한 보호와 지원을 해야 하는 의무 가 있다. 입양은 아동이 친생부모의 보호에 있을 수 있는 모든 지원과 노력을 기울인 후에 친가정에 재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소진된 다음에 고려할 수 있는 단계이다.296) 각국의 입양법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보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이행의무에는 권한당국이 친가정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아동을 유기하거나 학대할 수 있는 가능 성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포함된다.
실제 법원의 아동 입양 결정에서는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을 어떻게 적용해 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나. 입양에 대한 결정례
pp. 341-354 에서 재인용.
294) Id., UN CRC 제21조의 1982 워킹그룹 초안은 “1. the States Parties of the Present Convention shall undertake measures, where appropriate, to facilitate the process of adoption of the child” 였다.
295) 관련 조항은 UN 아동권리협약 제5조, 제7조, 제9조, 제18조이다.
296) UN Doc. A/RES/64/142 (2010). Annex. Guidelines for the Alternative Care of Children.
(1) 친가정과 입양가정 양육 간 판단
Doan Thi Hoang Anh v. Nelson 케이스297)는 1976년 미 아이오와 주에서 있었던, 베트남인 친모가 이미 입양된 자신의 친아들을 입양부모 로부터 되찾는 신병인도298) 요청에 대한 재판이었다. 이 판결은 친모가 베트남에서 아동을 고아원에 의탁하였으나, 어떠한 서면 형식의 입양동 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아동을 고아원에 유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결 론을 내렸다. 입양부모에 의해 이미 아동이 양육되고 있었으나, 친부모의 양육권을 우선하는 법률에 따라 아동의 신병을 인도하여야 한다고 판결 했다.
이 판결에는 아동을 입양부모에게서 친모에게로 신병인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판사가 아동 최선의 이익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은 구체적인 사안이 제시되어 있다. 이 재판에서 판단해야 하는 것은 입양부모의 양 육과 친부모의 양육 간에 어느 쪽이 아동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가에
297) Doan Thi Hoang Ahn v. Nelson 245 N.W. 2d 511 (1975).
판결문상에 나타난 이 사건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은 1975년 4월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개입을 끝내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Bihn은 Operation Baby Lift라고 불리는 남베트남 정부의 몰락 직전에 미군에 의해 베트남으로부터 소개(evacuate) 된 수백명의 아동들 중 한명이었다. 원고(친모)는 당시 사이공 복판에 위치한 자신 의 집에서 7명의 자식들과 함께 자신이 공산주의자들에게 죽을 위험을 피해 탈출 하였다고 증언한다. 남편은 이미 공산주의자들에게 살해되었다. 탈출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1975년 4월 23일 경, Anh은 자식들을 Friends of Children of Vietnam (FCVN)이라는 기관에 맡겼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서 그녀는 이 기관의 대표인 Ross Meador에게 아이들을 나라 밖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아이들 각각의 이름과 나이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입양될 수 있다는 것에 어떠한 동의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그녀는 아이들의 입양동의를 거부하였고, 큰 딸에게 2년동안 동생들과 반드시 함께 있으라고 당부했다. 또한 향 후 아이들을 찾기 위해 이 기관의 콜로라도주 덴버의 주소를 확보하였다. 아이들을 FCVN에 맡긴 이후, Anh은 다른 보트피플들과 함께 베트남을 탈출하여 우여곡절 끝에 1975년 8월 5일 캘리포니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즉시 적십자를 통해 아 이들의 행방을 찾았고, FCVN이 이들을 덴버로 데리고 간 것을 확인하였다. Anh은 교회의 도움으로 일부 아이들의 양육권을 되찾았으나, 막내아들은 이미 입양이 되 어 양부모인 Nelson의 가족과 머물고 있었다. Bihn을 정성껏 돌본 입양부모는 아 동을 자신들이 키우는 것이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Anh 은 아동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298) Id., ‘Habeas Corpus’는 원래 자유를 박탈당하고 구금된 개인의 상태의 적법성을 구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으나, 아동의 적절한 양육권 (custody)를 다투는 것으로도 확 대되고 있다.
대한 결정이었다. 아동의 입양을 취소하고 친가족에게 신병을 인도하는 판결을 내리는데 있어서 판사는 아동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아동의 ‘현 재’의 이익과 ‘미래’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여 이익을 형량하고 아동의 최 선의 이익을 판단하고자 하였다.299)
판사가 아동의 이익을 평가하기 위한 전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미국 아이오와주의 실정법300)과 판례301)의 아동 양육에 대해 서는 친부모가 가장 우선한다는 원칙이다.
둘째는 친형제 혹은 자매와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다.302)
셋째는 입양가족이 아동을 상당기간 동안 적법하게 보호, 양육, 교육 하고 있었고, 아동이 이미 이 가정에 애착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익숙한 양육환경에서 아동을 분리시키는 데는 그에 상응할만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두 가정의 사회경제적 여건은 아동의 양육과 입양을 결정 하는데 유일한 요소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다.
아동 최선의 이익의 결정을 위해 아동의 장기적 이익에 대한 요소를 추가하였다. 즉, 아동이 미국인인 입양부모에게서 양육될 경우, 아동은 자신의 베트남의 문화적 유산과 언어로부터 멀어지고 친가족과의 유대를 잃어버리게 될 우려를 고려하였다.303)
재판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아동의 장단기적 이익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제시하였다. 아동심리학자는 아동의 단기적 이익에 대해 ‘갑자기 양육자와 환경이 변화하는 경우 아동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 음을 우려’하였다. 사회복지사는 장기적 이익에 대해 ‘이후 아동의 성장
299) Id., "We must determine whether Binh's best interests lie with Anh, his natural mother or with Nelsons who had cared for him since May 1975.
To an unusual degree we are here faced with a difficult and perplexed set of circumstances. In addition to careful study of the facts we are here required to weigh and apply several different legal propositions."
300) Id., Code section 633,559
301) Id., Hulbert v. Hines, Iowa, 178 N.W.2d 354, 361.
302) Id., “brothers and sisters should not be separated."
303) UN CRC 제20조 제3항에서도, 아동의 대안양육을 고려할 때는 아동의 성장시에 아 동의 민족적, 종교적, 문화적, 언어적 배경이 지속됨이 바람직함에 중점을 두어야 한 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입양가정 보다는 친가정에서 양육될 경우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해낼 수 있을 것’
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안에 대한 검토와 전문가 견해 등을 통해 판사는 친 모의 아동신병 인도 요구에 대해 친부모의 양육을 우선시하는 실정법을 뒤집을만한 어떠한 이유도 입양부모로부터 제시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친모에게 아동의 신병인도를 결정했다.304)
미국 법원에서 아동의 양육에는 친부모가 최우선해야 한다는 판단의 근거로 제시되는 대표적 판례305)에서 친부모 양육에 대해서 이와 같이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전제는 우리 사회를 지탱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며, 이것 없이는 인간의 비인간화와 가정유대의 붕괴 와 인간본성이 파괴되고, 인류의 번식과 존속이 불가능해질 것이다'.306) 단순한 친권 보호나 가족 관계 차원이 아니라, 공시적·통시적 인류의 생 존에 대한 관점에서 그 중요성을 선언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307)
(2) 친부와 입양가정 양육 간 판단 : ECtHR
유럽 가족법에 미혼 친부의 친권과 아동입양 동의권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낸 유럽인권재판소의 Keegan v. Ireland 케이스에서는 위 판결과는 대비되는 결론에 도달한다.308) 일단 ECtHR는 아동의 입양적격
304) Supra note 297. 판사의 최종 판결은 다음과 같다. “두 가정 모두 Bihn에게 좋은 가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넬슨은 아이를 잘 양육했으며, Bihn이 이 가정을 떠 나고 싶어하지 않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 결정으로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것이 분명하다(...) Bihn의 신병인도가 이루어진 후에도 Anh과 Nelson 가정 사이에 서로 연락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아동을 입양가정에서 친모에게 인도하는 결정에 대해서 판사의 고뇌를 이해할 수 있다.
305) Supra note 301.
306) Id., "this presumption is essential to the maintenance of society, for without it man would be denaturalized, the ties of family broken, the instincts of humanity stifled, and one of the strongest incentives to the propagation and continuance of the human race destroyed."
307) 이러한 미 주법원의 판단과 제5장의 한국의 헌법재판소의 친권에 대한 판단과 비교해 볼 수 있다.
308) ECtHR Keegan v. Ireland (26 May 1994) (Application no. 16969/90).